3. 냉탕과 온탕 사이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은 금물

by Three Lee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다가 자꾸 그린을 넘겨버려서 힘들게 이쪽저쪽 다니면서 힘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초보 시절 많이 겪었던 이런 실수를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한다고 한다. 아직도 가끔 겪는 실수지만 정말 힘이 빠진다.



소아 병동 중에도 중증의 아이들만 있는 병동으로 배정을 받아 들어갔다. 그곳에는 겉으로 보기에도 안 좋아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 아기도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배정받은 방에는 이미 한 아이가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날을 지냈는지 많이 지쳐 보였다. 그래도 씩씩하게 인사를 해주며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었다. 우리도 아기 침대의 수납장에 물건들을 정리해서 넣었다. 얼마나 지내야 할지 모르기에 잔뜩 가져온 짐들에 의해 수납장은 금세 꽉 찼다.


아픈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은 너무 슬퍼하거나 마음이 약해지면 안 된다. 모두들 아주 의연하게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하지만 밤이 되고 모두가 잠든 시간이면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낮 동안에는 강하게 마음을 부여잡았지만, 밤에는 그 불안감과 슬픔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음날 또 잘 버티려면 낮동안 억눌렀던 감정을 풀어야 할 것이다.


아침이 되니 의사 선생님과 수많은 인턴들이 나타났다. 아기가 혼자 앉을 수 있는지, 목은 얼마나 가누는지 등을 확인하고 나서 척추 부위에 마사지를 좀 해보라고 방법을 알려주었다. 처방해 준 약을 먹으면서 병원에서 상태를 관찰했다. 아직 그와 같은 동작을 하지만 빈도는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약의 부작용으로 아기는 얼굴을 포함해 온몸이 붓기 시작했다.


와이프는 계속해서 병원에서 숙식을 하였고, 나는 매일 퇴근 후에 아기를 보러 갔다. 하루라도 병원에 보러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무리 일이 늦게 끝나도 가서 보고 와야 했다. 거의 한 달가량 이와 같은 생활이 반복되었다.

약을 꾸준히 먹이고 조금씩 차도가 있어 보이지만 와이프와 나는 조금씩 지쳐갔다. 어느 주말 병실에서 아기를 보던 중 심적으로 힘이 들었을 때 아기 장난감 책에서 나오는 멜로디가 유난히 귀에 들어왔다. 쇼팽의 곡이었는데 나의 불안한 마음을 잠잠하게 눌러주어 마음이 차분해졌다. 나는 버튼을 계속 눌러 그 음악을 듣고 또 들었다. 무언가 한 줄기 빛이 내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피곤과 걱정에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잘 회복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좋은 생각을 가져야 샷도 잘 나온다고들 한다. 유튜브나 TV에서 프로 골퍼들은 해저드를 의식하면 공은 해저드로 가고, 벙커를 의식하면 이상하게 벙커로 공이 간다고 한다. 내가 집중해야 할 대상은 해저드나 벙커가 아니라 페어웨이 한가운데인 것이다. 나도 더 이상 걱정을 할 게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잘 회복되어 나오면 어떻게 놀아줄까 하는 생각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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