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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릴랜서 May 27. 2020

#7-1 화면만으로도 당신을 찾을 수 있다, 서치

TV와 컴퓨터 화면만으로 영화를 진행시키다  

서치의 연출은 가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혁신적인 것일까?

사실 서치는 우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을 뿐인지도 모른다.

현재 넷플릭스에는 없으며 왓챠에서 볼 수 있다. (2020.07.18 기준)


 

연출의 혁명, 서치
<서치>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서치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Best of Next)과 알프레드 P. 슬로안 상을 수상을 하며 화제가 되었다. 서치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우선 연출이 너무나도 참신하고 멋지다. 모든 장면이 컴퓨터나 TV화면 내에서 일어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는데, 혹자는 이를 두고 맥북에 대한 어마어마한 광고가 아니냐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물을 보여주어야 할 때 굉장히 영리하게 연출을 했는데, 아빠가 늘 facetime으로 통화를 하기 때문에 계속 얼굴이 등장한다. 그리고 통화를 하지 않을 때에도, facetime은 끊어도 창을 닫지 않는 이상 계속 창에 본인의 모습이 나온다는 점을 활용했다.


인물과 통화를 할 때도 두 인물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고, 통화가 끊겨도 해당 인물을 계속 보여줄 수 있다. (출처: 다음 영화)

이렇게 새로운 형식의 투샷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통화가 끊겨도 계속 해당 인물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를 활용했다.(영화에서는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카메라들을 사용하는데,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12종류의 카메라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화면만 들여다보고 사는 현대인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영화가 있을까?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도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서치>가 이런 연출을 시도한 첫 작품은 아니다. 이전에 <언프렌디드>가 있었다.

언프렌디드 장면 중 하나 (출처: 다음영화)

공포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이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이미지만 보더라도 이 둘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언프렌디드 제작사에서 아니쉬 차간티 감독에게 손길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려면 여기에서 #스크린라이프 #아니시_차간티 챕터로 가세요)


아니쉬 차간티, 그는 누구인가?


<서치>의 예산에 대한 IMDB의 추정치는 88만 달러로, 1달러를 1200원으로 계산하자면 10억 5600만원 정도이다. 이정도면 우리나라 영화계에서도 저예산 영화 축에 속한다. 그런데 전세계 흥행수입은 무려 7546만 2037달러. 약 85배에 해당한다. 한화로 계산하면 850억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300만 명에 근접한 관객을 동원하면서 상당히 흥행했다. 이런 대단한 영화를 만든 감독 아니쉬 차간티는 과연 누구일까? 대체 누구이길래 이런 독특한 영화 형식 제작 제안을 받았을까?


아니쉬 차간티 (출처: 다음 영화)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인도계 미국인이다. 이전에 seeds라는 영상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는 Mother's Day를 맞아 아니쉬 차간티가 미국에서 인도로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여정을 구글 글래스로 촬영한 것이다. 이 영상 덕분에 아니쉬 차간티는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에 스카웃되었다.


이후 이러한 시도가 언프렌디드의 제작자인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의 눈에 띄어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차간티 감독은 처음에는 단편길이로 친구와 함께 시나리오를 써갔는데, 제작사 측에서 장편영화로 늘리자고 했다고 한다. 단편이었던 이야기를 장편으로 늘리기 위해서 배치한 것이 영화의 시작부분에 등장하는 몽타주 씬이다.


몽타주 씬 장면 중 하나 (출처: 다음 영화)


영화는 예산대비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스토리 상으로도 괜찮은 서사를 보여주었다. 세상을 계속해서 놀라게 만드는 아니쉬 차간티 감독. 그의 앞날은 창창해보인다. 91년생으로 아직 젊고, 세상에 자신의 첫 작품을 훌륭하게 선보였으니 말이다. 앞으로 이 감독이 어떤 영화들을 만들어 낼지 궁금하다.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seeds가 당신에게 구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면 이 영화는 당신에게 어떤 기회를 열어주었냐는 질문에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서치>는 겨우 다섯명이 밤을 새우며 편집해 완성한 영화다. 1년 반 동안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쳤다. 이전까지 내가 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없었다. <서치>는 나와 동료들에게 새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


미국에서 유색인종이자 이민자인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 때 주인공이 유색인종인 영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다. 그리고 이것이 당연히 캐스팅이나 설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관한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 다루기로 한다.




선댄스영화제


국제 영화제는 칸, 베니스, 베를린, 아카데미 밖에 모른다!고 하실 분들을 위해 선댄스영화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선댄스영화제는 미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독립영화제다. 미국의 영화제 하면 아카데미를 가장 먼저 떠올릴테지만, 그곳에서 신인 감독들이 설 자리는 없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카데미 시상식은 부산국제영화제, 선댄스영화제는 전주국제영화제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독립영화의 성지인만큼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독특한 영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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