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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릴랜서 Feb 14. 2020

#1 기생충_봉준호

아카데미 시상식 특집 1

한국영화사상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 그리고 이 엄청난 바람은 미국까지 이어졌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 국제장편영화상, 편집상, 미술상 이렇게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그중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 국제장편영화상을 휩쓸며 4관왕에 올랐다.

 

2019년 개봉했을 당시에 이미 봤지만 아카데미에서 수상하고 난 이후 또 다시 회자되고 있으므로 2020 리뷰 첫 작품으로 다뤄본다. 이후에도 아카데미 수상작과 후보작들을 우선적으로 몇 편 다루고 난 후 본격적으로 2020년에 관람한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리뷰 할 예정이다.


이 글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관한 것이라기보다 <기생충> 영화 자체에 대한 리뷰이다.




<기생충>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봉준호 감독은 정말 대단한 감독이다. 이제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아무튼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꽤 현실적인데,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면서(=대중성이 있으면서), 예술성(=자신만의 스타일+깊이있는 연출)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감독들은 많지 않다.



웰메이드 영화 <기생충>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이해가 갔다. 이 영화를 보고 든 첫 번째 생각은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 것이었다. 진짜 크레딧이 올라갈 때 박수칠 뻔한 영화는 처음이었다. 영화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들을 담으면서도 기존의 한국 영화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뜻 추천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생충>은 장르를 넘나들어서 웃기다가 무섭다가 약간 슬프고 많은 생각을 남기면서 끝난다. 영화 내내 긴장감이 돌고 수많은 은유적인 표현들이 등장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하지 않으면 대혼란과 충격의 연속을 겪다가 영화가 끝날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쉴 때 보는 것으로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기존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중에서는 가장 불친절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지 않았더라면 천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했다.


하지만 정말 잘 만든 훌륭한 영화인 것은 틀림없다. 영화를 친구와 같이 봤는데 우리 둘 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2시간 동안 영화 이야기만 했다. 주로 연출의 섬세함에 감탄했는데 봉준호 감독은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써서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정말 디테일하다.



영화를 보며 감탄했던 디테일들


(출처: 네이버 영화)


마시는 술의 변화 (필라이트 - 삿포로 - 양주)

가족들이 실업 상태에서는 필라이트(알다시피 가장 싼 맥주) 취업하고는 삿포로 맥주, 박사장(이선균)가족이 캠핑을 간 사이에 집에 들어가서는 양주를 마신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예고편 캡처

물이 새지 않는 아이의 텐트와 기택 가족 반지하 집의 침수

아이의 텐트(좌)는 비가 억수같이 내려도 비가 새지 않는데, 기택(송강호)네 가족(우)은 집이 침수되었다.


'기생'하며 '벌레(충)'처럼 기어다니는 사람들

내가 본 부분은 '기생충'이라는 제목이랑 관련이 있었다. 영화를 보다보니 느낀 거였는데, 영화에서 사람들이 계단을 오를 때 기택(송강호)의 가족과 지하실 아저씨네 부부가 네 발로 벌레처럼 걷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박사장네 집이 비어있을 때부터 그런 모습이 보인다. 급하게 상을 치우고 상 밑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그렇고, 2층으로 도망갈 때 기우(최우식)도 네 발로 기어서 후다닥 올라간다. 마치 벌레들이 후다닥 사라지는 모습 같았다.


지하실에서 기택이나 지하실남(박명훈)...이 올라올 때도 그렇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려갈 때는 두 발로 내려간다. 그래서 기생충 같은 존재가 되지 않고는 위로 올라갈 수 없으며, 너희가 인간의 상태로 갈 수 있는 곳은 아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인가 하며 충격받았다.


이것말고 수석을 내려놓는 장면의 의미에 대해서, 마지막에 그래서 기택의 가족은 결국 성공했을까? 등등 정말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도 끝도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고민하는 것을 즐기는 타입의 관객이라면 정말 추천한다.



아카데미 영화제에 관한 짧은 지식


아카데미 시상식은 현대 영화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주목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지금껏 할리우드 영화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번에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각본, 감독,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도 유럽의 세계 3대 영화제처럼 좀 더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3대 영화제는 모두 유럽에서 열리며, 프랑스의 '칸 영화제', 독일의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베니스) 국제 영화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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