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0-21(토-일)

주말은 좋아하는 것만!

by 엄지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자친구와의 낮술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 혼자 친구들 또는 가족들과 갈 때면 매번 오고 싶어 하던 그녀였다. 이번 주는 일찍이 만나 낮술을 하기로 약속했다. 퇴근을 하고 약속장소로 일찍 갈 생각이었다. 그녀가 버스를 갈아탈 즈음 나는 출발했다. 갑작스럽게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서프라이즈를 하기 위해 미리 출발해 우리 집에 도착했다. 내 차가 없자 놀라서 급하게 전화한 것이다. 나는 얼른 차를 돌려 다시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서프라이즈를 하지 못해 입이 삐죽 튀어나온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나는 즐거웠다. 단골집에 도착해 횟감을 맡기고 우리는 소주 한잔을 들이켰다. 이전에 사장님 친구와 합석을 하고 술을 거나하게 먹었던 이유에서인지 더 반겨주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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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서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솔직히 전부 기억나지 않는다. 술을 마시는 중에도 취하지 않기 위해 당근을 깨물어 먹으며 취기를 날렸다. 나는 오늘의 대화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복덩이가 왔을까.

고마움과 미안함이 있었던 대화였다. 얼마나 사랑스럽고 고마운 생각을 했는지 정말 행복했다. 일찍 시작된 낮술은 해가 떠있을 때 마무리되었고 커피를 한잔 마신 뒤에 집으로 향했다. 할머니와 어머니랑 그녀는 어울려 우리 마당 출신의 단감과 동네 대추나무 출신의 대추를 깨물어 먹었다. 우리는 빙수를 시켜 후식 삼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방으로 들어와 화투를 치고 그녀는 3500원을 따면서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오늘 제법 운수가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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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인용 침대에 누워 함께 아침을 맞이했다. 중간중간 서로 깨며 아침을 맞이했지만 즐거울 따름이었다. 해장 아닌 해장으로 아침부터 라면을 끓여 먹고 또 잠에 드는 느긋한 주말 아침을 맞이했다. 오후즈음 외출 준비를 하고 나가려던 차에 어머니도 함께 미용실로 향했다. 오늘은 미용실 이모님이 나를 도토리로 만들어 주셨다. 31살에 도토리컷은 그녀에게 상당한 귀여움과 놀림을 받았다.

우리 집 뒤편 산속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평화로운 산속이라 그런지 손님이 없어 2층을 독차지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편안한 소파가 우리를 즐겁게 했다. 그냥 이번 주말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하는 행복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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