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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아저씨 Mar 29. 2018

봄날의 영정



하얀 국화 꽃나무밭을 지나


검은 그림자들이 유영하는 한 켠에


선명히 살아있는 얼굴



흰 국화와 검은 이들의 호위 아래


검은 띠 액자속


여전히 생기어린 미소



마주서니 선연히


떠오르는 옛 시간들


흑과 백의 공간에


방점찍듯


붉어지는 눈시울



고개를 숙여


엎드린 절이


한 번으로 족했으면...



잘 가시오 잘 가시오


잘 살겠소 잘 살겠소


안녕히, 가시오


두 번 반, 마지막 인사를


눈물에 담아 보낸다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 않으리란 장담은


안 하느니만 못한 말



이미 우리는


슬픔에 취해


추억에 취해


고주망태가 되었다



그대,


가슴 속에서 숨쉬리


봄날 국화향기로 남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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