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철토끼 Oct 20. 2022

세상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아이들 잘 키우기

5년 전 푸름이닷컴에서 전문위원으로 쓴 칼럼 다시 공유해봅니다.^^


평생 건강하실 것 같던 시부모님이 몇 달간 심하게 아프셨다.


친정은 형제 남매가 많아서 늘 복닥 복닥 했다. 무의식 중에 그런 집이 싫었는지 나는 또래보다 빨리 집에서 독립을 했고, 국내외 타지에서 꽤 오래 살아서 여태껏 스스로 단단해졌다고 착각을 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시부모님의 갑작스러운 병환 소식과 이어지는 간병과 죽음의 문턱 앞까지 가는 절박한 몇 달 동안 길 잃은 아이처럼 좌절하고 울부짖는 나를, 침묵 속에서 조용히 성찰해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인생이 생-로-사로 그저 쉽게 가는 줄로만 알았던 어설픈 착각 속의 어른 아이로 그동안 운 좋게도 참 편안하게 살았구나 하는 씁쓸한 반성도 들었다. 인생의 마무리 과정에는 가장 중요한 한 단계인 '병'의 과정이 있다는 엄중한 자연의 진리를 간과했던 것이다. 다행히 우리 가족들의 지극한 간병 덕분인지 시부모님은 최근 건강을 많이 회복하셨고 다시 일상생활이 가능해지셨다.


내 삶의 굳건한 교육 철학으로 자리 잡은 푸름이 닷컴을 접한 지도 어언 만 13년, 결혼 전부터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의 빠듯한 수입으로 늘 힘들어했었다. 더군다나 지극히 평범한 울 부부가 치열한 강남에서 두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것이 너무 막막하고 막연히 두려워서 동굴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아이처럼 외롭게 지냈는데 어느 날 마치 한 줄기 빛처럼 우연히 푸름이닷컴 교육을 만났다. 돈 있고 힘 있는 자들이 모든 방법을 통해 편법, 불법을 저지르고 타인을 먼저 억누르고 보는 엘리트 만들기 식의 사교육 & 선행교육이 아닌 평범한 부모들도 경제적 부담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닷컴 교육,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이 커나갈수록 부모도 행복하고 아이들도 본인의 결대로 무한계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접한 것은 자칫 힘들고 지루하게 여겨질 육아 전쟁에서 흡사 로또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렇게 육아와 양육에 몰입한지도 어느덧 15년이 넘어가니  10대인 두 아이들 귀가 시간도 저절로 늦어지고, 이제는 더 이상 엄마로서의 삶이 아닌 나 자신의 진정한 성장을 위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생겨났다. 우리 가정은 닷컴을 따르는 올곧은 교육관과 철학 덕분에 두 아이들의 쓸데없는 비싼 학원비로 다툴 일이 없으니 자연스레 신랑과의 금실도 더 좋아지고, 아이들도 학원 뺑뺑이로 인해 즐거운 공부가 더 이상 노동이 되지 않으니 시간적으로 늘 여유롭고, 정서적으로도 꽤 안정적이어서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 돌이켜보면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학부모로서 아이들 학교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많은 봉사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는 주로 녹색 어머니회나 바자회, 각종 체육대회 도우미를 주로 했었고, 중학교 와서는 샤프론 봉사단 학년 단장으로서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 봉사활동까지 적극적으로 챙기게 되었다. 사실 이런 무료 봉사의 기회가 오면,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바쁜 일상만으로도 벅차다며 타인에게 미루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학부모로서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즐거운 학교생활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흥미로운 건 이런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엄마들을  자주 접하다 보면 본인의 의식 에너지 자체가 높아서인지 아이들을 대부분 정말 훌륭하게 잘 키운다는 것이다. 많은 책에서 얘기하듯 동기감응의 법칙의 본보기라고 할까? 한 집안에서 엄마의 의식 에너지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가족도 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긍정적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나 또한 아이들이 자라면서 여유도 생겼고, 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나갈 고마운 우리나라와 지역 사회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평소 자주 다니던 인근 수련관 카페에서 장애인 바리스타 매니저 역할로 1주일에 1-2번 정도 봉사를 나가게 되었다.  차비조차 지급받지 못하는 무급의 일이고, 처음에는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는데 봉사라는 것이 하면 할수록 참으로 신비한 매력이 있다. 봉사를 마치는 날이면 마치 은행에 적금을 하나 든 듯한 뿌듯함과 마음속 깊이 차오르는 든든한 기분을 늘 선물 받게 된다.


신실한 불교 신자이신 친정어머니는 내가 어린 시절에 가끔 선행을 하고 행여 남들이 그걸 몰라줘서 속상한 마음에 혼자 툴툴 될 때면 "소영아, 괜찮아~ 결국 너한테 더 큰 선한 에너지로 돌아올 거야. 이 우주에 먼저 적금 들었다고 생각해"라고 늘 일깨워

주셨다.


엄마의 <우주 적금론>은 아마도 큰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한 남편과 개성 강한 4남매를 키우며 평생 여타 가정의 어머니들처럼 하루하루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다 스스로 내린 긍정적인 믿음 또는 결론이신 듯하다. 부모가 24시간 내 소중한 아이를 완벽히 보호할 수 없기에 평소 부모의 올바른 삶의 선행과 좋은 에너지들이 쌓이고 쌓여 늘 내 아이들을 대신 지켜줄 거라는 종교와 같은 믿음이셨던 것 같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소위 사회적으로 꽤 성공한 지인들이나 부자들을 직접 만날 때가 종종 있다. TV에서 보던 유명인을 실제로 만난다는 기분에 살짝 긴장한 나와 달리 그들 대부분은 꽤 소탈하고 상상외로 겸손하며 선하고, 반듯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의  면모를 자주 느끼게 된다. 결국 이 우주의 최고의 가치와 힘은 사랑이기에 이 우주에서 벌어지는 모든 행위는 최상의 선으로  늘 향하고 있다는 모 교수님의 말씀을 실감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또 다른 봉사의 기회가 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보고 싶다.


아이들은 오직 부모의 삶 속에서 가장 크게 배우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손웅정)

작가의 이전글 교육의 본질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