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기현 Mar 22. 2020

드라마 <이어즈&이어즈>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watchaplay
#왓차플레이
#HBO #BBC
#이어즈앤이어즈

이번 주말
이틀에 걸쳐
정주행 한
영드 <이어즈앤이어즈>

2019년부터 15년 후인 2034년까지의
근미래를 다룬 SF 드라마.
미래를 다루지만
'공상'과학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에 기반한
예측을 바탕으로 한다.

가치관, 인종,
정치적 성향,
성적 기호까지
모두 다른 한 가족의
삶의 모습들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그려나가는
설정이 새롭다.

드라마에 보이는 미래는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이다.
유토피아도 디스토피아도
아니지만 무게 추는
후자에 더 가깝다.
다양한 구성원이 속해있어
파란만장할 수밖에 없는
가족사를 통해 이러한
시대, 사회적 변화를
구체적으로 세심하게
배치하고 그려내고 있어
공감이 컸다.

특히
기존의 학벌과 자격증이
쓸모없게 되어
하나의 직업으로는
밥벌이를 못하게 된다든가
기후 변회로 인한 각종 재앙.
이로 인한 사회의 보수화
극우 정치인들의 등장 등
생각해 볼 만한 지점들이
차고 넘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미치도록 궁금해서
다음회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느낌은 아닌데
대신 묘한 여운과 긴장이
교차하며 시청을
계속하게 만든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의 박진감으로
재미를 주는 미드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6부에서 인가
주인공 가족의 큰 어른인
할머니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세상이 이렇게 엉망이 된 건
다 너네들 탓이다."
어리둥절한 손자 손녀들
"우리가 뭘...?"
"20년 전 마트에서 계산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때부터
세상은 엉망이 되기 시작했다.
그때 너희들은 다들 뭐했니?
누구 하나 반대 시위에라도
참여한 적 없잖니?
다들 아무 일도 하지 않았잖아
그게 시작이었던 거야"

나치 독일 시대
인종청소가
시작되었을 때
침묵하던 종교인이
막상 자신이 탄압당하게 되자
아무도 자신을 위해
싸워줄 사람이 없더라며
자신의 무관심과 방관을
후회했다는 일화가 생각났다.

결국 시대가 어떻게 바뀌든
필요한 건 연대와 관심이다.
이 드라마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 드라마의 제작 주체이다.
영화 전문
케이블채널 HBO와
공영방송 BBC가
공동 제작했다.
우리로 따지면
우리 공장과 OCN의
콜라보쯤 되려나?
아무튼 제작 지분은 모르겠지만
지극히 상업적인
미디어 기업이 참여했음에도
불구
주제나 구성에 있어
공영방송적 컬러가
꽤나 살아 있다.
철학적 질문까지도 하게 만드는 오락물이라니...
이런 게 가능하다니 신기할 따름.

우리 공장에서도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한
사례가 아닐 듯싶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증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