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이야기, 나를 사로잡은 문장은?
이번 며누리 채원이가 준 주제다.
일흔이라는 세월을 건너오다 보니 나를 사로잡은 문장은 나의 모친이 항상 말씀하셨던
그것이 떠올랐다. 나의 모친은 무학이셨지만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셨다.
스스로 한글을, 숫자를, 알파벳을 터득하신 분이셨다.
무엇이든지 하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그래야만 무언가가 돼 있을 거라고...
너희들이 잘 돼있으면 집안이 흥하고, 고을이 흥하고, 나아가 나라가 흥해서 침략이 없을 거라고...
머릿속에 지식은 보물(?)이라고 유능한 절도범도 가져갈 수 없는...
1921. 3. 19. 생 / 2009. 9. 29. 졸
모친은 타계하실 때까지 손에서 册을 놓지 않으셨다.
지금 시대에 태어났으면 멋있는 전문직 여성이 됐을 거라고 하신 말씀.
아들만 공부시키는 시대에 태어난 것이 항상 억울하다고 말씀하셨다.
좋은 시대에 태어난 너희들은 멋지게 인생을 펼치라고...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찌르라고 하신 말씀.
학생이 학비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신 그런 분이셨다.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타면 편할 것을...
나 또한
엄마 말씀을 그대로 손자, 손녀에게 하고 있다.
인내와 끈기가 너희들의 삶을 멋있게 낙원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그래서 <단기지계>라는 글귀(?)를 설명해 주었다.
나를 사로잡은 문장은 <단기지계>가 간택(?)되었다.
4월 15일 (음력 3월 4일)
- Myung Hee -
: 자식 교육을 위하여 헌신하는 어머니의 정성.
: 맹자의 모친이 유학 도중 돌아온 맹자를 훈계하기 위해 짜던 베를 칼로 찢으며 맹자를 꾸짖었다는 일화에서 유래.
분명 나는 많은 문장을 가지고 가지고 살아왔었던 것 같은데, 주제를 정하고 막상 톡! 하고 떠오르는 문장이 없었다. 뭐지? 사라졌나? 한참 생각의 잠겼다.
분명히 타이밍에 맞추어 '이래야지, 저래야지' 라며 나를 사로잡았던 책들이 있었고, 가슴 한편에 묻어두는 한 문장이 있었는데- 도대체 떠오르지가 않았다. 아, 이것이 육아의 힘이구나! ㅎㅎㅎ
임신한 후에는 절대적으로 육아에 관한 책만 읽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 반년은 책에 손을 댈 수도 없었지만, 그나마 펴보는 책도 모유수유 잘하는 법이나, 이유식 레시피를 담은 책들이었다. 아들이 6-7개월이 되었을 즈음 어느 날, 낮잠을 자며 선물한 시간에 책을 집어 들었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박혜란>.
아이를 억지로 키우려 하지 말자. 엄마가 크면 아이도 따라 큰다.
임신했을 때 읽던 책인데.. 하며 펼친 페이지에 밑줄을 그어둔 한 문장이 가슴에 확- 들어왔다. 아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랬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자식농사 라지만 내가 나눌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나누어야 하는 게 부모의 도리 아닐까 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려면 내가 성장해야지, 내가 더 많이 알고- 그게 정답이 아니어도 받아들여야지.라고 생각하며 엄마가 왜 같이 공부하고 왜 같이 성장해야 하는지에 관해 쓴 책들을 주문했다.
결국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엄마의 세계가 클수록 아이의 세상이 커진다.' <엄마의 20년 - 오소희>
정말 무서운 말인데 욕심이 나는 말이지 않은가? 나를 보고 자라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게 멋진 엄마가 되어야겠다. -라고 이제 두 살 된 아들에게 다짐한다. 네가 열두 살이 되어도 스물두 살이 되어도 엄마는 여전히 멋있어볼게!
글을 쓰는 도중에 생각났다. 내가 늘 품고 있는 문장 중에 하나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초등학생 때 걸스카우트를 하며 처음 배운 말인데, 야영이나 어딜 가면 이 말을 의식해 흔적 없이 치우고 오려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어딜 가나 담고 행동하려는 문장.
아이를 키우는 일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엄마로서 아이의 전부이던 시절이 지나고, 아이가 스스로 혼자 세상을 걸어 나가기 시작하면 아이에게 남은 엄마라는 나의 자리는 아름다워야지.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