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꼬따오(Koh Tao) 여행기록 ep 2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
누군가 나에게 취미가 어떤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 방구석여행‘이라고 말한다. 출퇴근과 피곤이라는 사슬에 묶여있어 현실적으로 어디론가 떠나기는 어려울 때마다 침대나 소파에 기대어 내가 여행 가고 싶은 곳들을 찾아본다. 새로운 곳들 검색하다 보면 가고 싶어지고, 그럼 어느새 휴대폰 속 장소를 걸어 다니는 상상을 하고는 한다.
’로또 당첨되며 뭐 하고 싶어?‘라는 동생의 질문도 의미 없는 망상이라고 취급하는 내가 유독 여행에 대해서만 너그러운 이유다(entj로 지독한 현실주의자다). 흥미로운 장소들을 찾아보고 내가 그곳을 간다고 상상해 보고 또 간다면 어떻게 어디를 갈지까지 가지를 뻗어나가며 푹 빠져 상상하게 된다.
침대하나 책상 하나 겨우 들어가는 작은 방에서 훌쩍 떠날 수 있는 방구석 여행. 나는 이렇게 여행을 시작한다. 떠나고 싶은 마음 자극하고 방구석을 박차고 나갈 흥미를 일으킬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은 시작된 거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훗날 여행을 갈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이 된다면 작은 방에서 혼자 떠났던 그 여행지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 ‘땅을 밟는 여행’을 할 테니 말이다. 이렇게 여행은 ‘가고 싶다’는 욕망에서 결국 떠나게 되는 과정까지 모든 것이 여행이다. 마치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고 싶은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잠시를 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 당장 떠나지 않더라도 이번 여름휴가 때는 어디 갈지 검색해 보고 비행기표를 예약한다. 지금 그들은 업무로 쪼아대는 상사와 작은 파티션 하나를 두고 마주 앉아 있지만, 찐덕하게 달라붙는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방구석 여행‘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잠시만 눈을 감고 상상해 보자.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