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쉽고 간단하면서 좋은 것은 없습니다.

속터지는 오늘 하루, 내일은 소통한방012

"딱 필요한 것만 좀 알려주시면 안되나요?"

한의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회사나 교사의 연수원에서, 초중고 진로특강을 할 때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빠지지 않고 받는 질문입니다. 길게 말고 딱 한마디로 비결만 좀 알려달라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어떤 병을 고치는 기가막힌 비방하나, 어떤 증상에 좋은 음식한가지, 건강에 좋은 운동 딱 한개, 공부 잘하는 비장의 습관 한가지... 그 비법 1가지만 알면 하루 아침에 인생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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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사진을 찍다보니 종종 아쉬운 경험을 합니다. '이 왼쪽으로 집이 다 나오게 찍었더라면', '하늘에 구름을 더 많이 넣어서 찍을걸', '사람 다리가 다 나오게 찍을걸'... 하지만 이미 잘려나간 장면을 나중에 그려넣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더 넓게 넓게 찍으려고 노력합니다. 나중에 컴퓨터로 보면서 필요한 부분만 잘라서 편집하면 되니까요.


처음부터 데이터가 부족하면 나중에 채워넣을 방법이 없지만, 가진 자료가 많으면 마음껏 선택할 자유가 생깁니다. 어떤 분야든 1단계에 접어드는 초보자는 무조건 많이, 넓게 챙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보통은 거꾸로 합니다. 쓸데없어 보이는 수고는 피하면서 중요하고 확실한 것 딱 1개만 찾아 짧은 시간에 끝장을 보겠다는 욕심입니다. 그런 초보자들을 만날때마다 늘 거꾸로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제가 의학공부만 벌써 30년째인데요... 세상에 그렇게 쉽고 좋은 것이 있다면, 저는 왜 지금도 힘들게 여기저기 자료를 구하며 계속 공부하러 다닐까요?"


초보자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은 가짜가 많습니다. 초심자들을 현혹하는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안목이 생기면 비교도 할 수 있고, 선택할 능력까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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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날것들 중에 지금 이 상황에, 지금 나에게 가장 적당한 모양으로 잘라내어 고르는 것은 고급과정입니다. <판단력과 선택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 급한 것과 안급한 것까지 여러 관점으로 '비교우위'를 따져가며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쉬운 길 하나 만을 찾는 초심자들은 선택과 판단을 거칠만한 후보선수들 자체가 없었으니 자신의 선택에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선택이 실패했을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등에 대해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환자분의 자궁근종과 생리통을 좋아지게 하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수술로 자궁을 들어내는 방법도 있겠고, XX 약을 쓰며 경과를 살펴볼 수도 있으며, 한방치료를 시도해 볼 수도 있겠네요.


각 치료에 대해 설명을 잘 듣지 못하신 것 같은데요, 이런 치료는 이럴때 하는데 이러이러한 장점과 단점이 있어요. 제가 지금 가져오신 검사결과도 분석하고, 증상도 잘 진찰해보고, 환자분 나이와 임신가능성 등등 여러가지를 주욱 살펴본 결과로는, 처음 들으신대로 다른 가능성 다 잊고 바로 수술받으시는 편이 제일 낫겠어요.


수술만은 피하고 싶으신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살펴본 결과 수술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지금 환자분 상황에서 한방치료는 수술후 회복을 돕는 차원으로나 고려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호르몬닥터 권영구원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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