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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을 걸까 말까 : 명분 동기 능력의 3요소부터 확인>
1.
“대부님, 판호 금마가 우리 식구였습니다. 내가 나설 명분이 없다 아입니까.”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형배역 하정우는 건달 세계에도 룰이 있다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키려고 애쓴다. 결국 최민식이 일부러 폭행을 당하고 그 ‘명분’을 만들어 온다.
2.
“명분도 결국 말장난 아닌가요? 다들 거짓말인 줄 뻔히 아는데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이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어떤 일을 하든 사람들의 납득을 얻지 못하면 거센 역풍을 맞는다.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춘 논리를 내세워야 대중의 마음이 흔들린다.
누가 봐도 말이 안 되지만 그렇다고 딱 부러지게 반박할 수 없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일부가 받아들이지 못한다 해도 다수가 못 이기는 척 따르면 게임 끝이다. 일단 군중을 모았으면 다음은 그들이 행동하도록 이끌 차례다. 인간은 명분만으로 움직이는 정의로운 존재가 아니니까.
3.
이제 동기가 필요하다. 하정우도 은근히 판호가 운영하는 나이트클럽 이권이 탐났다. 최민식이 이 부분을 기가 막히게 어필했다. 자기가 명분을 만들어 쳐들어갈 빌미를 제공하니 하정우도 못 이기는 척 따른다.
명분과 동기가 갖추어졌으면 마지막 남은 퍼즐은 목표를 달성할 기술이다. 하정우는 이미 충분한 세력을 거느리고 있으니 전원 집합 한마디에 전투력이 완성된다. 마지막 단계의 실행 능력이 없으면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은 물거품이 된다.
4.
이 내용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된다. 중세 유럽에서 종교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명분이었다.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인 메시지를 전하자 너도 나도 의연하게 일어섰다. 동기는 금이었다. 이슬람 봉쇄로 상업활동을 할 수 없었다. 이 기회에 제대로 루트를 뚫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 기술이 바로 화약이다. 대포로 무장한 배는 천하무적이었다. 접근전을 펼치며 상대편 배 위로 올라타 칼을 휘두를 필요도 없었다. 적군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바다는 순식간에 유럽의 것이 되었다.
5.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당신이 목소리를 높이고 싶으면 우선 이 3가지부터 따져보자. 이 싸움을 지켜보는 제3자에게 통할 만큼 명분은 충분한가. 부딪쳐서 내가 얻어낼 이득이 분명한가. 내가 저 사람과 맞설만한 능력은 있는가.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아직은 때가 아니다. 섣불리 나서면 백전백패다.
*3줄 요약
○싸움을 시작하려면 명분, 동기, 능력이 필요하다.
○명분은 타인의 지지를, 동기는 개인의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명분과 동기가 충분해도 능력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