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2
<완벽주의 보다 시행착오 : 작은 시도가 만드는 큰 혁신>
1.
“김대리, 기획의 큰 방향에 대해서 먼저 회의를 하기로 했잖아요. 왜 아직도 초안을 안 가져 옵니까?”
“자료를 전부 읽지 못해서요. 이번 주말까지 다 읽을 예정이고요 다음 주에는 요약정리를 마치고 그다음 주에 발표 자료를 만들어서...”
김대리는 꼼꼼하고 성실하지만 너무 완벽을 추구해서 탈이다.
2.
‘신 콤플렉스(God complex)’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거나 모든 상황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일컫는다. 자기 자신을 마치 신과 같은 전지전능한 존재로 여기는 듯한 모습이다.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신경 쓰며 관리하려고 든다.
꼼꼼한 일 잘러가 완벽주의로 흐르면 ‘신 콤플렉스’의 함정에 빠진다. 본인 마음에 들 정도가 아니면 절대로 일을 마무리 짓지 않는다. 혼자 하는 일이라면 ‘장인 정신’이라며 남들이 칭송하겠지만 협업에서는 남들 속 터지게 하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 부족하더라도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한발 한발 나아가는 편이 낫다.
3.
팀 하포드는 완벽주의를 대신할 시행착오의 위력을 설명하며 세제 공장의 예를 든다. 세제를 알맞게 포장하고 판매하려면 그 흐름을 정확히 제어하는 노즐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체역학이나 수학 물리학 박사를 초빙해 엄청난 연구비를 투자해 개발해야 할까.
유니레버도 처음에는 그런 해결책을 택했지만 실패했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고 복잡해서 이론적인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 문제를 풀어낸 방식은 ‘주먹구구’였다. 기본 노즐에서 모양을 무작위로 변형시킨 10개를 테스트하고 1등을 남긴다. 그렇게 매번 1등에 대한 10가지 변형을 45회 반복하니 완벽한 솔루션이 나왔다.
4.
이 과정을 요약하면 ‘시도-실패-변형-선택’이다. 일단 행동부터 하고 마음에 안 드는 결과가 나오면 방법을 바꿔 더 나은 결과를 얻는 순서다. 흔히 시행착오라 부르는 그 방식이다. 때로는 머리 굴리느라 시간 쓰는 대신 일단 부딪치면서 하나하나 개선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때가 있다.
한 가지 숨은 노하우가 더 있다. 문제를 해결했다고 바로 일어서지 말라. 위의 노즐 해결 과정처럼 조금 다른 방식을 하나라도 더 시도해 보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나은 방법이 발견될 가능성이 많다. 매일 묵묵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고 저절로 고수가 되지는 않는다. 진정한 장인은 차이가 있는 반복으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간다.
5.
“일단 주요 자료 몇 가지 위주로 골격을 짜 보았습니다. 보시고 의견들 말씀해 주세요.”
“이 부분에는 3번 자료 5페이지 내용을 추가하면 좋겠네요.”
“아, 여기는 2번 자료 17페이지요.”
집단지성의 위력을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3줄 요약
○완벽주의는 협업에서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복잡한 문제는 이론보다 실제 시도와 개선이 해결에 유리할 수도 있다.
○지속적인 시행착오와 집단지성의 활용이 혁신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