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3
<나는 나의 일을 할 뿐 : 사랑하는 딸에게 쓰는 편지 6>
1.
“열이 40도라면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
“제가 안 오면 서운하게 생각하실까 봐...”
그 한마디를 끝내고이 사람은 고열로 실신했어. 결혼식장에 구급차가 달려오고 난리가 났지. 자기 자신보다 남의 눈치를 소중하게 여기면 이런 지경에 이르기도 해.
2.
앞으로 꽤 오랫동안 너는 네가 속한 그룹에서 아랫사람 위치일 거야. 선배나 팀장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겠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매 순간 너의 생각을 접은 채 노예처럼 끌려다니지는 않았으면 한다. 지시를 따를지언정 항상 깨어있어야 해.
간혹 네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합리적이지 않고 이유조차 불분명한 어이없는 일이야. 경우의 수는 딱 2가지다. 상황이 맞고 네 판단력이 틀렸거나 반대로 네가 옳은 생각을 했거나. 확인할 방법은 딱 하나야. 손들고 질문하기,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3.
“아, 그렇게 된 일이었군요.”
네가 설명을 듣고 납득할 수 있으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만일 전후 사정을 듣고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 이제 너의 결단만 남았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든 상관없이 너만의 결정을 내려야 해.
한 가지는 분명히 기억해라. 따르기로 결정하든 따르지 않기로 하든 모두 너의 책임이야. “내가 무슨 힘이 있나, 시키면 따라야지.” 책임을 회피하고 몸만 움직이는 결정은 본인이나 조직 모두에게 손해만 끼친다. 어떤 관점이든 너 자신을 설득할 근거부터 찾아. 책임질 행동을 하는 사람이 주체적인 인간이니까.
4.
“그렇게 나오면 어떡해요, 남들 다 OK 했는데...”
너는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맞추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너는 너고 남은 남이야. 너는 너의 일을 하고 남은 남의 일을 할 뿐이지. 어떤 행동을 하든 네가 다른 사람을 책임질 수는 없어.
물론 남의 눈에 너의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몰라. 어쩔 수 없다. 그 사람 기분은 네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니야. 그 역시 어른이니 자신의 마음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너에게 윽박지르고 화를 낸다면 자기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미숙함의 표현이니 네가 이해하렴.
5.
성인이 된 이후에는 아빠 역시 너의 인생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너는 아빠 기분 좋으라고 사는 사람이 아니니까. 아빠는 네가 행복을 느끼는 표정을 보며 기쁨을 느낄 거야. 친구, 연인, 동료, 회사 모든 관계에서 이제 네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너다.
*3줄 요약
○다른 사람 기대에 맞추려 하지 말고 본인 판단을 중요하게 여기자.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되 최종 결정과 책임은 자신의 몫이다.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하고 타인은 타인의 일을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