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7
<좋은 칭찬의 기술 : I like 화법의 힘>
1.
“오늘 정말 아름다우신데요.”
말을 꺼내자마자 아차 싶었다. 상대가 웃으며 기분 좋게 받아주니 그나마 다행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칭찬 한마디 하려다가 큰 실수할 뻔했다.
2.
“김대리, 이번 보고서 깔끔하게 잘 만들었어요.”
그럼 이런 멘트로 칭찬하면 될까. 상황에 따라 적절할 수도 있고 부적절할 수도 있다. 상사인 팀장의 말이라면 그나마 낫다. 동료 사이라면 무례하게 들릴 수 있다. 피차 동급이면서 상급자라도 된 듯 자신을 평가한다고 느낄지 모른다.
우리나라 정서에서 ‘제대로 된 칭찬’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굳이 ‘칭찬’의 정의를 풀어보자면 남의 좋은 점을 높이 평가하는 말이라고 나온다. 애초에 칭찬이라는 단어가 남에 대한 평가를 전제로 하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남의 외모나 행동을 놓고 심사위원 자격으로 검토한 뒤 “제 점수는요.” 평점을 매기게 된다.
3.
우리는 왜 칭찬을 하려고 할까. 사람들은 칭찬을 아이스브레이킹 역할의 대화 시작용 스몰토크 멘트로 여기는 경향이 많은 듯하다. 상대방에게 가볍게 좋은 말 건네며 분위기 좋게 하려는 마음이다. 의도와 달리 무심코 내뱉은 그 한마디가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할 때가 많으니 문제다.
어떻게 말할지 잘 모르면 눈에 보이는 대로 아무 말이나 튀어나오기 쉽다. 평소 준비된 멘트가 없으니 남자든 여자든 상대방 외모 언급에 급급한다. 얼굴이나 몸매에 대한 말 자체도 불편한데 판단이 가미된 평가의 말로 들으니 기분이 더 별로다.
4.
좋은 대안이 있다. 주어를 상대방이 아닌 ‘나’로 바꾸어 보자. 영어로 표현하자면 “I like~” 화법을 구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말하면 외모를 언급하더라도 좀 더 안전하게 말할 수 있다. “새로 염색했네? 난 그런 브라운 컬러가 참 마음에 들더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상대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한데 주어가 ‘나’로 되어 있다. ‘너’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그저 ‘내 감정’을 표현하는 말로 바뀐다. 내가 그 색이 좋다는데 뭐라고 하겠는가. 내 말에 동의하든 말든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이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 빙긋이 웃으며 기분 좋아한다.
5.
“지금 그 책 읽고 계시나 봐요? 저도 꼭 읽고 싶었던 책이에요.”
멋지다, 살 빠졌다, 얼굴 좋아 보인다... 어설픈 말들보다 백번 낫다.
“아~ 살 빠졌다고? 그전에는 뚱뚱하다고 생각했나 보구나.” 괜히 지뢰 건드리지 말고 안전한 길로만 다니자.
*3줄 요약
○상대방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된 칭찬으로 보기 어렵다.
○잘못된 표현으로 칭찬하면 오히려 상대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I like’ 화법을 써서 '나'를 주어로 말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칭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