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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Oct 04. 2024

@1195 <시간이 지나면 모든 일은 저절로 해결될까~

@1195

<시간이 지나면 모든 일은 저절로 해결될까 : 시간의 힘과 한계>     


1.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거야. 가만히 두고 지켜보기만 해.”

과연 그럴까. 시간은 그렇게도 전지전능하고 위대한가. 내버려두면 저절로 잘 될 일을 두고 지금 괜히 안달복달하고 있는 중일까.     


2.

중학교 때도 어머니가 집에서 머리를 잘라 주셨다. 빗처럼 생긴 양날 기구를 쓰셨는데 한 쪽은 빗이고 다른 한쪽은 커터 면이었다. 머리를 가지런히 빗은 뒤 다시 자르려고 하시던 순간 사고가 터졌다. 갑자기 머리 한 움큼이 툭 떨어진다. 커터 면을 들고 빗질하듯 힘차게 쓸어내리신 모양이다.     


정말 학교 가기 싫었다. 월요일마다 전교생이 운동장에 집합하여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던 시절이다. 반장은 맨 앞에 따로서야 하는데 머리 한 쪽이 훤한 상태로 어쩌란 말인가. 다니러 오신 친척분이 한마디 건네신다. “시간 지나면 다 해결될 일을 가지고 뭘 그렇게 마음을 쓰고 그래. 시간이 아무리 지난다 한들 절대 해결되지 않는 일도 있는데.”     


3.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 자녀 중 한 명이 소아마비였다. 다리를 절면서 걷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하셨다. 고칠 방법도 없거니와 시간이 흐른다고 조금씩 좋아지지도 않는다. 시간이 준 선물은 절반의 포기와 절반의 무뎌짐뿐이었다.      


7년 사귄 연인과 헤어진 사람, 어릴 때 가정폭력에 시달린 사람, 큰 사고로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도 모두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군대만 갔다 오면 다 잊힐 줄 알았지만 그녀를 보는 순간 멈추었던 시계가 째깍째깍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간에 맡길 일이 있고 적극적인 마음공부로 이겨내야 할 일이 있다.      


4.

아이를 키울 때 두 가지 관점이 필요하다. 생명체로서 생존을 해결해 주는 사육과 영장류 인간에게 필요한 양육이다. 의외로 양육에 대해 별생각 없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들은 낳아 놓기만 하면 자기들이 알아서 크는 법이야.”     


시간이 흘러 20살, 30살이 되면 양육을 하지 않아도 덩치는 자란다. 3살 때처럼 친구 과자를 탐내며 싸우는 일은 없다. 하지만 어릴 때 배려와 양보, 올바른 성 의식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어느 순간 숨어있던 본색이 꼭 드러난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도 그 결함이 저절로 매워지지는 않는다.     


5.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그 시절로 돌아가면 잘해낼 자신은 있는가. 그저 또 한 번 막연하게 자신의 운명을 시간에 맡기고 싶은 로또 마인드는 아닌가. 지나간 시간 속에 아쉬움이 있다면 지금 바로잡자. 언제든 기회가 있다.      


*3줄 요약

◯시간이 모든 일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어떤 일은 시간에 기대는 대신 적극적인 노력과 마음공부로 해결해야 한다.

◯잘못을 바로잡을 의지가 없다면 시간을 되돌린다 한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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