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
<의존하는 관계는 서로에게 해가 된다 : 협업과 의존의 차이>
1.
“김대리 휴가 가고 사무실이 정말 난리 법석이었어요.”
자리를 비울 때 그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그는 다시 컴백하면서 은근히 어제의 혼란 소식을 즐긴다. 다른 사람이 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2.
의존은 가정에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고집스럽고 가부장적인 남편은 은퇴 후에도 부인에게 큰소리 뻥뻥 친다. 그러다 어느 결정적 순간에는 꼬리를 내리며 순종한다. “자꾸 그렇게 나오면 내일부터 밥 안 차려줄테니 알아서 해요.” 식사 문제를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완벽하게 약점이 잡혔다.
어떤 문제를 내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남의 도움에 기대고 있다면 ‘의존’ 상태로 볼 수 있다. 업무를 분담하거나 도움을 받는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상대방이 나 몰라라 팔짱 끼고 물러 앉으면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한다. 일이 잘 굴러갈 때는 신경 쓸 일 하나 없이 너무 편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3.
사무실 업무에서도 이런 패턴이 자주 보인다. 문서작성을 잘 못하는 팀장은 김대리에게 의존하고 엑셀에 약한 이대리는 박대리를 붙잡는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건강한 품앗이 관계로 이어지면 괜찮다. 대신 상대가 없을 때 업무적으로 아예 손을 못쓰는 상황이 되면 곤란하다.
처음에는 서로가 윈윈하는 관계로 시작한다. 잘하는 업무로 돕는 사람은 더 인정받고, 도움받는 사람은 편하게 일을 마무리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의존으로 흘러간다. 의존하는 사람은 이제 스스로 해결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업무가 한 쪽으로 쏠리기 시작한다.
4.
의존도가 높아지면 양쪽 모두에게 해롭다. 도움받는 쪽은 점점 무기력해지고 도와주는 쪽은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 “김대리 아니면 우리 사무실 완전히 마비라니까요.” 어느 순간부터 이런 말이 더 이상 칭찬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저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처리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조직 전체의 효율에도 문제가 생긴다. 의존하고 있는 사람이 휴가를 가거나 아프기라도 하면 해당 업무는 완전히 마비된다. 당장은 편하고 좋았지만 결국 조직의 발목을 잡는 독이 된다. 그런 일을 방지하려면 평소 일방적인 의존관계 대신 서로의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공유하면 좋다.
5.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저 혼자 할 수 있게 방법을 좀 가르쳐 주세요.”
서로 간에 이런 부탁을 주고 받으면 좋겠다. 당장은 할 일이 많아지는 듯싶지만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기대는 사람이 없어야 내게 여유가 생긴다. 의존관계에서 벗어나 홀로서는 순간 모두 다 진정한 동료로 거듭난다.
*3줄 요약
○의존은 상호 도움이 아닌 일방적 기대와 의지의 관계다.
○의존도가 높으면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의존관계를 벗어나 서로의 자립을 돕는 방식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