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1
<모든 순간을 되돌아보는 복기의 힘 : 실패를 디딤돌로 만드는 마법>
1.
“이미 지나간 일인데 왜 자꾸 거론하시나요? 다음에 신경 써서 더 잘하면 되잖아요.”
고수와 하수는 한 가지 면만 살펴보아도 금방 구별된다. 바로 지나간 과거의 경험을 대하는 태도다.
고수는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상관없이 다시 되짚어보며 철저히 분석한다.
2.
바둑에서는 승패가 갈린 이후에도 ‘복기’라는 독특한 과정을 거친다. 대국을 펼친 두 사람이 이미 끝난 바둑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대화를 나눈다.
경기 직후 상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은 다른 스포츠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서로 바둑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고 있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영화 <승부>에도 복기와 관련된 인상 깊은 장면이 나온다. 이창호가 어느 순간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진출한다. 상대는 한 집에서 먹고 자며 바둑을 배우고 있는 스승 조훈현 9단이다.
예상을 깨고 이창호가 승리한다. 어색한 표정으로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날 아침 평소처럼 이창호가 복기 가르침을 청한다. 조훈현은 평정심을 잃고 흥분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3.
“답이 없지만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게 바둑이다.”
“바둑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 두 문장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바둑은 상대의 수에 따라 대처가 달라지므로 매번 다른 경우의 수가 나온다. 바둑을 두는 내내 그 변화무쌍한 조건 속에서 늘 최선의 대처를 찾아 고민해야 한다. 바둑이 인생살이와 비슷하다고 비유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얼핏 상대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듯하지만 바둑은 한 수씩 번갈아 두니 결국 나의 대처가 핵심이다. 상대는 신경 쓸 필요 없이 오직 내가 두어야 할 곳에만 집중하면 된다.
4.
모든 순간의 판단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선택은 없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바로 복기다. 승부에서 이겼든 졌든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겼다고 헤헤거리거나 졌다고 입이 이만큼 나와서 복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은 없다.
조훈현 같은 대가도 실패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그처럼 자신의 실패를 냉정하게 마주하는 과정은 엄청난 고통이다.
자존심이 상하고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결국 그 창피한 순간마저 다시 복기하고 마음을 추스른 후 그는 수 년뒤 이창호에게 다시 승리를 거둔다. 흑역사를 딛고 일어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만 밝은 내일이 찾아온다.
5.
하나의 선택은 하나의 결과를 낳고, 그 결정은 또 다른 선택을 기다린다.
복기를 한다고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다음에 좀 더 나은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외면하고 싶은 실패의 기록 속에 값진 교훈이 많이 숨어있다.
그렇게 더 나은 판단을 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인간적이지 않을까.
*3줄 요약
◯고수는 지나간 실패와 성공을 모두 냉정하게 분석하며 복기한다.
◯자신의 선택을 되돌아보는 복기 과정은 늘 고통스럽지만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
◯외면하고 싶은 실패의 기록 속에서 값진 교훈을 찾아내야 더 나은 판단력을 기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