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 <체험했다고 전부 경험이 될까>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450

<체험했다고 전부 경험이 될까>


1.

“일본은 벌써 다섯 번이나 다녀왔어요. 일본에 대해서는 저한테 다 물어보세요.”


여행을 다섯 번 다녀오면 그 도시, 그 나라에 대해 박사가 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딱 한 번만 다녀와도 모든 내용을 다 알고, 어떤 사람은 3년을 살다와도 잘 모를 수 있다. ‘경험’과 ‘체험’의 차이다.


2.

체험은 그 현장을 몸으로 느끼는 과정이다. 여행 전 관광지의 사진과 동영상을 열심히 보아도 현지에서 느끼는 감동을 대신하지 못한다.


시원한 바람의 온도, 발밑 자갈길의 촉감, 석양을 등에 진 대성당의 멋진 종소리는 직접 그 자리에 있어야만 누릴 수 있다.


오감으로 풍경 속에 퐁당 빠진다. 이것이 바로 체험이다. 여행 다녀온 사람들이 친구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 사진으로는 그 멋진 풍경을 다 담을 수가 없어.”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바로 그 체험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가며 여행을 떠난다. 잠시 그 자리에 머물지라도 그 짧은 순간에 느낀 짜릿한 체험의 기억은 절대 잊지 못한다.


3.

경험은 체험과 전혀 다른 관점이다. 여행지에 가기 전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해도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예상과 다른 난관에 부딪치기 마련이다.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기고 나면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다시 찾아본다. 아, 이 부분을 놓쳤구나. 빠진 부분을 알게 되고 이제 모든 상황을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이 정도가 되면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이번 여행은 한 번 지나치는 이벤트가 아니었다. 사전 준비 후 실제 행동을 거친 뒤 피드백 마무리까지 완벽하다.


이렇게 경험을 쌓아가는 사람은 실전을 한 번 겪을 때마다 일취월장한다. 체험이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반면 경험은 분석적이고 이성적이다. 백 번 체험한 사람보다 한 번 제대로 경험한 사람이 훨씬 탁월해진다.


4.

“젊을 때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 편이 좋아요.”


무턱대고 아무 일이나 닥치는 대로 겪으면 나의 경험이 될까. 준비 없이 뛰어들면 그저 ‘체험 삶의 현장’에 그친다.


겪었다고 해서 저절로 경험이 되지는 않는다. 단순히 그 자리에 있었다거나 몸으로 겪어 보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런 자산이 되지 않는다.


진짜 경험은 꼼꼼한 사전 준비와 그에 따른 실행, 그리고 그 차이에 대한 분석과정에서 탄생한다. 하나하나 따져보고 나면 다음 선택에 큰 자양분이 된다.


5.

“그럼 여행 한 번 갈 때마다 무조건 고시공부 하듯이 하라는 말씀인가요. 그냥 좀 쉬고 오면 안 되나요?”

여행이든 업무든 다 마찬가지다. 체험에서 얻는 가치와 경험을 통한 성장은 둘 다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다만 둘의 차이를 정확히 알면 좋겠다. 체험을 경험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단순히 많이 겪었다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면 큰 낭패를 볼 우려가 있다.


*3줄 요약

◯오감으로 현장을 느끼는 체험과 준비 후 실행을 거쳐 분석하는 경험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체험이 반복되어도 실력은 늘지 않지만 한 번이라도 제대로 경험하면 일취월장한다.

◯체험과 경험 모두 의미가 있으니 둘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슬기롭게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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