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2 <내 안의 말 안 듣는 직원 3명 다스리는~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452

<내 안의 말 안 듣는 직원 3명 다스리는 법>


1.

“오늘은 또 이 3명 하고 어떻게 하루를 보내게 될까나.”


사무실 문을 여는 팀장의 어깨가 무겁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 관리하기가 너무 어렵다.


단 하루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다. 이 3명과 실랑이 벌이느라 허구한 날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프다.


2.

1번 타자 최대리. 그는 늘 순간의 편안함만 추구한다. 어제 회식하고 과음했으면 오늘은 당연히 지각이다.

일하는 중에도 새파란 가을 하늘이 멋지게 드러나면 하던 업무 그대로 내팽개친다. “이렇게 날씨 좋은데 반차내고 조퇴하면 안 될까요? 카페 가서 맛있는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싶네요.”


자꾸 살이 쪄서 걱정이라고 하면서도 책상 서랍 속에는 사탕 초콜릿 과자가 넘쳐난다. 운동하기로 마음먹고 PT 등록까지 했지만 딱 두 번 나가고는 비용을 모두 날렸다.


자료제출 만기가 내일인데도 탕비실에서 몰래 스마트폰 게임하다 걸려서 된통 혼나기도 한다. 다들 최대리가 어른의 탈을 쓴 초등학생이 아닐까 진지하게 의심해 본 적도 있다.


3.

2번 타자 이대리. 그는 최대리와 정반대 캐릭터다. 모든 일에 원칙과 규정을 들이대는 스타일이다.


“회식비용 총액이 예산보다 2천7백 원 초과합니다. 메뉴 하나를 빼야 합니다.”

상대가 팀장 할아버지라 해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융통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최대리가 점심식사 후 10분 늦게 들어오기라도 하면 난리가 난다.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똑같이 엄격하다. 오늘 화장실에서 너무 오래 앉아있었다 싶으면 셀프로 30분 연장근무를 하고 퇴근한다.


서류에 오타 하나라도 나오면 3일 밤낮 자책을 한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과 영어공부를 하고, 그 정도 자기 계발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의지박약이라며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4.

3번 타자 박대리. 그는 항상 걱정에 파묻혀 산다. 하늘이 무너질까 봐 지하 10km 방공호를 파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이 프로젝트 정말 괜찮을까요? 실패하면 어떡하죠?”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벌써 최악의 시나리오 10가지를 떠올리며 심난해한다.


회의시간에 의견을 물어도 본인 생각에 자신이 없어하며 전전긍긍한다. PT발표 전날은 밤을 꼬박 새우면서 원고를 100번도 넘게 고친다.


최대리가 9시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사고가 나지는 않았을까 애를 태운다. 이대리가 새벽부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는 저렇게 무리하다 쓰러지면 어쩌나 염려한다.


5.

사실 이 3명의 직원은 진짜 회사동료가 아니다. 바로 당신 내면에 살고 있는 3가지 캐릭터의 모습이다.


1번 최대리는 당신 안에서 쾌락과 욕망을 담당하는 ‘이드’다. 2번 이대리는 내면에서 완벽을 추구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슈퍼에고’다. 3번 박대리는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불안’이다.


팀장은 바로 당신의 자아, 즉 ‘에고’다. 이 복잡하고 말 안 듣는 여러 캐릭터들을 잘 추스르고 이끌어야 하는 현실적인 리더역할이다. 이제 이해가 되는가. 리더십은 상무님, 전무님뿐만 아니라 바로 당신에게도 꼭 필요한 역량이다.


*3줄 요약

◯내면에는 쾌락만 추구하는 이드, 완벽을 강요하는 슈퍼에고, 걱정만 하는 불안이 공존한다.

◯자아인 에고는 이 세 가지 목소리를 조율하여 이끌어가는 팀장 같은 존재다.

◯진짜 리더십은 타인이 아닌 내 안의 여러 캐릭터들을 잘 경영하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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