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6 <내 맘대로 하기 VS 제대로 하기>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456

<내 맘대로 하기 VS 제대로 하기>


1.

“나는 결혼 안 하고 혼자 살 거야.”

“회사 그만두고 창업을 해보려고요.”


큰 결심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한다. 어라? 다들 표정이 시큰둥하다.


내 말을 못 믿겠다는 의미일까. 두고 보라, 멋지게 해낼 테니.


2.

가족이나 동료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사실 결혼이나 회사생활 그 자체는 우리 삶에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핵심은 본인의 역량이다. 독립해서 따로 살지 않아도 자기 방, 책상, 옷장을 정리하는 모습만 보면 자기 관리 능력은 금방 알 수 있다.


출퇴근 일상에 허덕거리느라 청소나 빨래, 식사준비와 설거지를 모조리 다른 가족에게 의존하고 있다면 아직 자립과는 거리가 멀다.


주민등록증 갱신할 때를 놓치거나 운전면허증 분실처리도 힘들어하면 자신의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한다고 보기 어렵다. 항상 누군가 딱 붙어 있어야 안심할 정도라면 아직 자립할 준비가 안 되었다.


3.

“내 회사를 차리려고요.”

창업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맡은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자기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들면 너무 리스크가 크다.


“저는 누구 밑에서 일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사무실에서 여러 가지 트러블을 일으키는 장본인이 창업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 회사 내 불합리한 체계를 벗어나 자신의 생각대로 꾸려보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당신 말이 맞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과연 창업이 최선의 해법일지는 별개의 문제다.


소규모로 창업하면 회사 내 여러 부서가 협력하던 그 시스템을 거의 자기 혼자 도맡아 처리해야 한다. 회계 영업 인사 경영 등 다방면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충분히 장착하고 있지 않으면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진다.

4.

이대리는 창업의 꿈을 꾸었다가 알고 지내던 멘토님에게 제대로 깨졌다. 그동안 얼마나 막연하고 공허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정확히 깨달았다.


“저는 회사 출근이 너무 즐거워요.”

그는 창업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회사생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정말 내 사업이라 생각하고 나니 회의 때마다 질문할 거리가 많아졌다.


조대리는 자취하는 동료집에서 하룻밤 신세 지고는 자신에 대해 다시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동료가 집안을 정리하고 자기 생활을 관리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니 자신은 초등학생처럼 느껴졌다.


지금까지 저런 일들은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고 있었다. 심지어 누군가 나를 도와줄 때도 적극적으로 다가서서 메모하며 배우려 들지도 않았다.


5.

능력이 갖추어지지도 않았는데 한 살 두 살 나이만 먹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 주변 상황에 떠밀려 결혼이나 창업을 하게 되면 어김없이 안 좋은 결과가 생긴다.


자신의 힘으로 이 모든 일을 해결하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누구도 나를 도와줄 사람은 없다. 부족한 부분은 적절히 도움을 청하되 다음에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제대로 배우자.


진짜 준비된 사람은 결혼이나 창업에 대해 구태여 말하고 다니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내 맘대로' 할 생각만 하지 말고, 나는 지금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부터 따져보자.


*3줄 요약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결혼이나 창업보다 중요하다.

◯작은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큰 결정만 내리려 들면 무모하다.

◯진짜 준비된 사람은 조용히 실력을 쌓다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한다.



카드뉴스250603_yellow.png


작가의 이전글@1455 <그 사람의 냄새를 기억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