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7
<당신만 골라 지적하는 사람의 숨은 심리>
1.
“오늘 바지 색깔이 재킷하고 안 어울리는데?”
“웃을 때 앞니가 너무 벌어져 보여. 치과에 한 번 가봐.”
전부 사실이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오늘 바지색은 너무 튀었고, 치아상태는 늘 나의 콤플렉스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별로일까. A는 왜 나를 만날 때마다 꼭 저런 말만 할까.
2.
“나한테 무슨 불만 있어? 왜 자꾸 나한테 트집만 잡는 거야?"
“생사람 잡지 마. 내 말이 틀렸어? 남들한테 물어봐.”
용기 내어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어차피 결과는 뻔하다. 나만의 그 느낌적인 느낌을 말로 명확하게 드러내기는 어렵다.
여기 그 답이 있다. 그가 하는 ‘조언’의 정체를 분명히 밝히면 모든 궁금증이 저절로 풀린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도 당신과 같은 기준으로 도움말을 하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나보다 훨씬 촌스럽게 입고 다니는 민철이에게는 아무 소리도 안 하네?’
‘덧니가 엄청 심한 정민이한테는 치아이야기는커녕 오히려 피부 좋다며 칭찬까지 하네?’
3.
이제 결론이 나왔다. 그의 타깃은 ‘개선점’이 아니라 ‘당신’ 그 자체였다.
무의식을 들여다보면 당신을 향한 불편한 감정이 깔려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지적할 거리를 일부러 찾아내는 중이다.
그가 유독 엄격한 기준으로 조언을 반복하는 이유는 당신이 잘되길 원해서가 아니었다. 타격감 있는 까칠한 한마디로 공격하고 싶은 마음이 본심이다.
먹잇감이 바로 포착되지 않으면 샅샅이 뒤져서라도 기어이 찾아낸다. 공항에서 마약탐지견이 가방 냄새를 맡듯이 구석구석 스캔한다.
4.
이런 일은 일상에서도 흔하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발뒤꿈치를 보고도 잔소리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내용 자체는 완벽하게 합리적이지만 듣는 며느리는 심술이 난다. 말하는 사람의 저의를 고스란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저 우아하게 상대를 괴롭히는 비겁한 측면공격에 지나지 않는다. 큰소리를 내고 험악한 표현을 쓰더라도 상대가 진정 나를 위한다는 기분이 들기만 하면 이내 수긍하게 되어 있다.
“억울하네요, 저는 괴롭힐 의도가 없었어요. 그저 도와주려고 했을 뿐이에요.”
그 마음 역시 이해한다. 그의 무의식은 당사자조차 속인다. 이를 ‘선택적 지각’이라고 부른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이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그의 단점만 선명하게 보인다. 의도와 상관없이 흠집만 또렷하게 드러난다.
5.
둘 사이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이유를 명확하게 찾아내기는 어렵다. 까마득한 옛날 그 하나의 사건을 원인으로 단정 짓기도 애매하다. 자잘한 이벤트들이 쌓이고 쌓여 고유의 밉상 이미지가 굳어진 결과다.
누군가 당신에게 계속 지적질을 반복하고 있다면 한 꺼풀 아래 숨겨진 그의 마음속 불만부터 해소시켜야 한다. 하나하나 고쳐가며 할 말 없게 만들겠다고 나서면 상대는 오히려 더 열불이 난다.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관계 회복을 위해 담판을 짓든, 감정 소모를 줄이기 위해 손절처리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하자. 어느 쪽이라도 좋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저절로 나아지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3줄 요약
◯누가 당신에게만 반복적으로 지적한다면 조언을 가장한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를 싫어하면 무의식적으로 단점만 선명하게 보인다.
◯문제를 고치려 들기보다 어떤 식으로든 불편한 관계부터 정리하거나 해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