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0
<남에게 조언하면 내가 먼저 바뀐다>
1.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처신하면 좋을까요?”
한 후배가 어려운 일이 생겼다며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밥까지 사 주면서 몇 시간 동안이나 열변을 토했다. 이만하면 혼자서도 잘 해결할 수 있겠지 싶었다.
한참 뒤에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아직 고민 중이라고 한다. 오, 이런.
2.
그때 조언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저렇게 주저하고 있나 싶었다. 어떻게 말했어야 그 후배가 즉각 조언대로 행동하도록 도울 수 있었을까 고민하게 된다.
정말 조언 내용이 부실하여 따르지 않았다면 아무 할 말이 없다. 매우 합리적인 솔루션을 들어도 계속 확신하지 못하고 가만히 멈춰있는 사람이 많다.
이 현상이 얼마나 흥미로웠으면 전문가들이 연구까지 했을까. 펜실베니아와 예일대학의 연구팀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다이어트나 저축 같은 특정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실행 능력이 높아지는지 확인하는 연구였다.
전체를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해당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아는 내용을 가르쳐 주도록 했다. 과연 결과는?
3.
몇 주 뒤에 그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행동했는지 확인했다. 놀랍게도 전문가에게 완벽한 조언을 들은 그룹보다 남에게 상담을 해준 그룹에서 훨씬 실천 비율이 높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정보가 부족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가만히 있다고 말해왔다. 어쩌면 꼼짝하지 않아도 될 핑계를 찾는 이기적인 자기 합리화였을지도 모른다. 정답에 가까운 해법을 안다고 해도 실행력이 더 높아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남에게 조언하고 가르쳐주면서 행동위주의 마인드셋을 장착하게 된다. 내가 완벽하게 알지 못해도 나보다 모르는 사람에게 지식과 경험을 설명하는 순간 자기 자신의 무의식도 깨어난다고 분석한다.
한마디로 말해 자기 말에 본인이 설득당하는 셈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 설득 효과’라고 부른다. 남을 이끄는 과정 속에서 자기 자신이 먼저 변하기 시작하는 현상이다. 일종의 무의식적인 ‘책임감 효과’로 보기도 한다. 남에게 권한 말을 본인도 실행하지 않으면 무척 찝찝하다.
4.
물론 나보다 훌륭한 사람의 조언은 많이 들을수록 좋다. 다만 아는 것과 행동은 별개다. 책을 아무리 많이 읽고 훌륭한 인사이트를 장착하고 있어도 모든 일상을 완벽하게 세팅하기는 힘들다.
자신이 알게 된 그 놀라운 사실을 남에게 전해주는 순간 그 지식은 내 안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다. 배우는 사람보다 가르치는 사람이 더 많이 성장한다는 말은 매우 일리 있는 견해다.
물론 상대방이 내 생각을 듣고 싶어 하는지 먼저 확인은 해야 한다. 알고 싶거나 나아지려는 의지가 없는데도 억지로 가르치려 들면 오히려 역효과만 생긴다.
“에이, 저는 남한테 조언할만한 능력이 없어요.”
그리 대단한 내용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위에서 제시한 연구에서도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이야기를 건넸지만 뚜렷한 효과가 있었다.
5.
조언을 들으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면 그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한다.
이제부터 고민이 있으면 선배나 멘토에게 먼저 조언부터 구하자. 단, 그대로 멈추면 안 된다. 자신이 들은 내용을 말이나 글로 누군가에게 꼭 전해보자.
타인에게 지식을 나누는 이들은 절대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 경험을 통해 본인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중이다.
*3줄 요약
◯조언을 듣기만 할 때보다 남에게 조언할 때 실천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기 설득 효과가 나타나 내 무의식이 먼저 깨어난다.
◯조언을 들은 뒤 그 내용을 누군가에게 잘 전해야 빠르게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