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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니 받거니 소통의 기본은 꼭 지키자>
1.
“제가 주문한 커피가 아직 안 나왔다니까요?”
“.........”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 혹시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나 살펴보기까지 했다. 나와 눈을 마주쳤으니 못 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를 무시하나. 한번 붙어보자는 말인가.
2.
남들과의 일상적인 대화조차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윽박지르는 상황이 아닌데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
요즘은 젊은 세대가 불편한 상황에서 아무 반응 없이 응시만 한다는 ‘젠지 스테어’라는 신조어까지 나와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특정 나이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괜한 용어로 비아냥거리며 세대갈등을 조장하는 듯하여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저도 답답해요. 커피는 다른 직원이 만들고 있으니 저는 상황도 몰라요. 모른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무턱대고 사과하기는 더 싫고요.”
역시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아까의 행동을 완벽하게 변호해주지는 못한다. 입장이 곤란하면 곤란한대로 그에 맞춰 응대를 하면 된다. “아, 아직 안 나왔군요. 금방 알아보겠습니다.”
3.
“안녕하세요 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팀장은 힐끗 쳐다보기만 하고 그냥 지나간다. 아무 말도 없다. 신입사원은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 나도 모르게 팀장님 기분을 상하게 한 일이 있었나?’
“아뇨, 김사원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 아침에 화장실이 급해서 바삐 걸어가는 중이라 대꾸를 못했을 뿐인데요.”
정말 어이없는 변명이다. 아무리 여유가 없어도 손 한번 들어주거나 고개 까딱하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묵묵부답으로 지나치는 행동은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배어버린 지독하게 나쁜 습관의 결과다.
4.
사람이 말을 하면 마땅히 반응을 보여야 한다.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혼자 상대의 말을 다 먹어치우고 침묵을 지키면 누가 봐도 선전포고처럼 보인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억울한데요. 상대의 말이 다 맞아서 전부 수긍하면서 경청하는 중이거든요.”
“제가 잘못을 저질렀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하시는 말씀 다 듣기만 해야죠.”
잘못된 판단이다. 소통의 법칙은 상황과 전혀 상관이 없다. 인간이 원시시대 언어로 의사소통을 시작한 이래로 ‘주거니 받거니’는 만고불변의 소통 기본 원칙이다.
상대편이 한마디 하면 내가 한마디 받아야 한다. 아무 말이라도 괜찮다. 그 자체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우면 연습을 하거나 배워서라도 해야 한다. ‘지금 나하고 말 섞기도 싫다 이거지? 대꾸할 가치도 없다 이거지?’ 상대는 심각한 공격행위로 받아들이게 된다.
5.
“정말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가만히 있을 때가 많아요. 절대 악감정은 없어요.”
소통에 익숙하지 않아서 패닉에 빠진 듯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한참동안 할 말을 생각한 뒤에 문자로 답하고 싶어 한다. 카페에서 마주 앉은 사람끼리 문자를 주고받는 광경도 자주 본다.
내성적인 성격이든 인간관계에서 큰 상처를 입었든 대화의 기본룰은 꼭 지켜야 한다. 상황을 외면하고 싶으면 그렇다는 말이라도 하자. 돌부처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3줄 요약
◯누군가 말을 한 뒤 대꾸하는 행동은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아무 반응 없이 침묵하는 행동을 하면 상대는 무시와 공격으로 받아들인다.
◯완벽한 답변이 아니어도 좋으니 간단한 맞장구라도 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