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9
<문제 바로 잡으려다 사람 잃는 리더>
1.
“이대리, 이 프로젝트를 이렇게 진행하면 어떡합니까! 완벽하게 끝낼 때까지 계속 수정해 오세욧.”
팀장도 이번에는 단단히 화가 났다.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다 보니 인내심에도 한계가 왔다.
그런데 잔소리 듣고 자리로 돌아오는 이대리 표정이 영 별로다. 화가 난 표정도 아니고 그냥 멍하니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인다.
2.
문제는 고치면 그만이다. 아주 간단하다. 단, 놓치기 쉬운 핵심사항이 있다. 그 문제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고려다.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동의한다. 대신 상대가 수정하는 과정에 제대로 동참하면서 멘토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감정이나 능력의 면에서 과부하가 걸리면 그대로 나가떨어진다.
의학에서도 이런 딜레마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인류의 염원인 암의 정복이 그렇게도 어렵고 힘들다.
암세포를 박살 낼 만한 치료법은 진작에 개발되었다. 고민은 그 강도에 있다. 암을 치료하기 전에 ‘사람’을 잡게 생겼으니 도저히 쓸 수가 없다.
3.
건강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문제만 요리조리 골라서 없애기가 그리도 어렵다.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효율을 따지는 정도가 최선이다.
실수를 반복하는 이대리에게 한마디 하기는 해야겠지만 그의 유리 멘탈을 고려하면 차마 입이 안 떨어진다. 최대한 배려하여 좋게 좋게 말하면 별일 아니군 하고는 그냥 가볍게 넘겨 버린다.
“똑똑, 팀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팀장이 화도 내지 않고 밤늦게까지 남아 함께 자료를 수정했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너무도 허무한 사직서 한 장이다.
이런 결과를 위해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그 고생을 했던가. 자괴감이 든다. ‘잘해줘 봐야 아무 소용없다니까. 나도 이제 할 말 다하고 살아야지.’
4.
팀장이 과하게 나왔는지, 팀원이 너무 나약한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감정적인 갈등은 언제나 상대적이므로 어느 한쪽의 말만 들어서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다.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누구라도 관계 속에서 불편을 느끼면 그 부분을 정확히 전달하여 적절한 강도에 대해 끊임없이 조율해야 한다는 점이다.
팀장은 팀장대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이대리는 이대리대로 스트레스성 위염이 생긴다. 평소에 소통하며 손발 맞추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이 모든 고통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팀장은 사원들마다 지적하고 교육하는 톤을 모두 다르게 하면 좋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역량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사원들도 팀장의 마인드에 적응하려고 함께 노력하면 굿이다.
5.
“그럼 가만히 두고 봐야 하나요? 손 놓고 수수방관하라고요?”
당연히 아니다. 다만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과 그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능력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일단 상대방이 견딜 수 있는 역량부터 정확히 파악하자. 한 번에 너무 강하게 몰아붙이면 항암제를 한꺼번에 쏟아붓는 격이다. 병은 고치고 사람은 살려야 한다.
*3줄 요약
◯문제를 지적할 때는 상대방이 감당할 수 있는 강도부터 파악하고 시작해야 한다.
◯업무를 바로잡되 관계는 무너뜨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리더와 팀원 모두 서로의 수용 능력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손발을 맞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