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0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싫어하는지 알면 협상에 유리하다>
1.
“너희 아빠는 내 손아귀 안에 있어. 술을 너무 좋아하고 음식물쓰레기는 죽어도 버리기 싫어하지.”
아빠는 협상테이블에 앉아보지도 못하고 늘 엄마한테 당하고 산다. 옆에서 보면 분명 손해 보는 거래인데도 아빠 얼굴은 언제나 밝다.
좋고 싫은 정보가 새나가면 협상에서는 언제나 불리하다.
2.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원하는 것을 갖고 싶은 욕구 그리고 꺼리는 것을 회피하려는 마음이다.
둘 중 하나만 해결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아빠는 좋아하는 술과 싫어하는 음식물쓰레기를 둘 다 얻었다. 하늘을 날아갈 듯 만족스럽다. 나머지는 어떻게 굴러가든 상관하지 않는다.
엄마는 그 빈틈을 절묘하게 노린다. 술 한 병 사주고 음식물쓰레기 버려주는 대신 엄청난 대가를 요구한다. “설거지하고 빨래 개킨 뒤에 화장실 청소해. 다 끝나면 마트 가서 여기 적어놓은 물건들 사 오고.”
객관적으로 볼 때 말이 안 되지만 아빠한테는 말이 된다. 가끔은 엄마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술과 음식물쓰레기 생각만 하면 금방 행복해진다.
3.
반면 협상을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박대리에게 소고기 제안하며 밤에 밀린 일을 같이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한다.
알고 보니 박대리는 다이어트 중이었다. 일부러 식단관리하고 끼니 자체를 거르는 판에 소고기 사주겠다는 말을 던졌으니 통할 리가 없다.
게다가 그는 초저녁 잠이 많아서 절대 야근을 못하는 체질이다. 퇴근하면 얼른 집에 가서 발 씻고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한다.
고민 끝에 다시 제안한다. “박대리, 맛있는 샐러드를 주문하려고 해. 점심시간에 같이 먹으면서 내 업무 좀 도와주면 안 될까?” 당연히 OK다.
4.
설득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간단하다. 주로 해야 할 말과 안 해야 할 말을 반대로 한다.
상대가 원하는 포인트를 놓치고 엉뚱한 보상을 약속해 봐야 효과가 없다. 무조건 피하고 싶어 하는 내용에 대한 희생을 요구하니 통할 리도 없다.
협상 고수는 마인드 자체가 다르다. 본인이 필요한 부분과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보상에는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다.
무조건 상대방 마음부터 살핀다. 내게 조금 아쉬워도 상대가 정말 원하는 방향으로 말을 꺼낸다. 절대 하기 싫어하는 일은 아예 거론하지도 않는다.
5.
“나 이제 술 끊기로 했어. 그리고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일도 해보니까 할만하더라.”
“엄마, 어떡해. 이제 아빠 부려먹기 힘들겠네?”
“걱정도 팔자다. 네 아빠는 좋고 싫은 마음이 너무도 분명한 사람이라서 다른 아이템도 많단다. 이제 야구중계와 기상시간 카드를 꺼내볼까.”
협상 상대의 욕구를 파악하는데 집중하면서 나의 속마음은 전략적으로 감추면 좋다. 있는 그대로 전부 드러내면 소탈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는 있겠지만 항상 밑지는 장사를 하게 된다.
*3줄 요약
◯협상의 핵심은 상대가 원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있다.
◯내 기준이 아닌 상대 입장에서 보상을 제시하고 그가 기피하는 일은 요구하지도 말아야 한다.
◯자주 협상해야 하는 관계라면 나의 선호를 전략적으로 관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