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1
<자기 확신이 없으면 남에게 불친절해진다>
1.
“어? 아..안...녕하세요.”
일요일 아침 대문 앞에 배달된 짜장면을 가지러 나간다. 머리는 새둥지처럼 헝클어져 있는데 복도에서 앞집 사람들을 마주친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이웃인데도 인사만 간단히 마치고 쌩 돌아선다. 문이 닫히고 앞집부부가 대화를 나눈다. “우리가 무슨 잘못한 일이 있었나 본데?”
2.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과의 관계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상태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스스로 민망하게 느끼면 자기도 모르게 그 뻘쭘한 마음이 상대를 향해 드러난다.
창피해서 상대를 외면하거나 도리어 상대 탓으로 몰아붙이며 공격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앞집 사람이 대문 여는 소리가 들리면 조금 기다렸다가 나오셔야죠. 이웃 간의 예의도 모르시네요.”
자신에 대해 당당하면 여유가 생긴다. 일요일에 집에서 부스스하게 있는 모습이 무슨 큰 죄인가. 정작 남들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혼자 자기를 부끄럽게 여기고 주눅이 들어 버린다.
자격지심이 이토록 무섭다. 평소 성품이 친절하고 상대방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지만 내가 나를 부실하다고 단정 짓는 순간 전혀 다른 태도가 튀어나온다.
3.
“너는 왜 수업 진도 안 따라오고 엉뚱한 부분 공부하고 있어?”
학교에서도 이런 상황은 자주 벌어진다. 수학선생님에게 질문한 뒤 영문도 모른 채 혼나는 경우가 있다. 선생님이 문제 이야기는 뒷전이고 엉뚱한 말로 학생을 꾸짖는다면 십중팔구 지금 풀이법을 몰라 딴청 피우시는 중이다.
“이 문제는 좀 까다롭구나. 선생님이 좀 연구해 보고 알려줄 테니 오후에 선생님한테 와.”
이 한마디가 왜 그리 어려울까. 선생님은 못 푸는 문제가 있으면 안 되는가.
학생들은 아무 신경도 안 쓰는데 혼자 얼굴이 빨개지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가만있으면 인정하는 꼴이다 싶어 퉁명스럽게 화를 내고 센 척하면서 모면하려 든다.
4.
이 모든 상황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내가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사실이다. 남이 평가하기도 전에 이미 자신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끝냈다.
그 불안감이 방어기제의 스위치를 켠다. 괜히 남들 눈치부터 살핀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전전긍긍하며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혼자 조용히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그나마 낫다. “오늘 헤어스타일 참 멋지네요.” 칭찬을 들어도 “그럼 어제까지는 제 머리가 엉망진창이었나 보네요?” 날을 세우며 상대를 쏘아붙이기까지 한다.
심리적으로 위축될 때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가 된다고 여길 때가 많다. 당하기 전에 상대를 먼저 공격해야 내가 산다고 느낀다.
5.
“아니에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죠.”
실력이 좋으면 자기 확신도 비례해서 커질 듯한데 꼭 그렇지도 않다. 지나친 겸손은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효과가 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자신이 인정하지 못하면 늘 불안하다. 오히려 조금 부족해도 그 위치의 자신을 보듬어 안고 사랑하는 사람은 얼굴에 여유가 넘친다.
과하게 오만한 자세도 안 좋지만 너무 자신감 없이 움츠리는 태도 역시 별로다. 결국 남이 아닌 본인의 평가가 표정을 좌우한다.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함이야말로 진정 자기 확신이 넘치는 사람이다.
*3줄 요약
◯자기를 부끄럽게 여기면 상대에게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대하게 된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당당해진다.
◯자기 확신에 가득 찬 사람은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