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 <왜 실력자들은 친절하게 가르쳐주지 않을까>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492

<왜 실력자들은 친절하게 가르쳐주지 않을까>


1.

“그냥 열심히 하는 거예요. 무슨 생각을 해요.”


김연아가 툭 던진 저 한마디가 꽤 유행한 적이 있다. 고민할 시간에 묵묵히 노력을 더 하는 편이 낫다는 교훈을 주었다.


의문이 생긴다. 실력자들은 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가르침을 주지 않을까.


2.

유명한 선수가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다. 큰 기대 속에 야구나 축구 감독으로 데뷔하지만 끝이 좋은 경우가 별로 없다.


그들의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비슷한 레퍼토리가 발견된다. “그냥 이렇게 하면 되는데, 그 쉬운 동작을 왜 못하지?”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물으면 대답을 잘 못한다. “열심히 하다 보면 감이 생겨. 몸으로 익혀야 할 부분이야. 머리로 분석하려 들지 말고 그냥 따라 하다 보면 잘 될 거야.”

이제 알겠다. 그들은 본인이 타고난 천재적인 재능 덕분에 그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가르치는 방법에 서툴거나 불친절한 사람이 아니었다.


3.

“좀 친절하게 가르쳐주면 얼마나 좋아.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고 꼭꼭 숨기려고 드는지 몰라.”

실력자들의 대답이 불친절하게 들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들도 남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른다. 본인에게는 너무 명쾌한 내용인데 말로 설명하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고수가 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검증된 커리큘럼을 밟는 방식이다. 프로그램을 열심히 이수하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간다.


두 번째는 타고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잘하는 축복받은 천재들이다.


4.

“고수한테 배우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생각해 보면 구조적으로 하수는 고수의 덕을 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단계적으로 성장한 고수처럼 되고 싶다면 나도 그대로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 굳이 질문할 필요가 없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고수의 능력은 배울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들의 지식 중 상당 부분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직관의 영역에 속한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좋은 방법이 있다. 고수의 도움으로 노력 없이 편하게 실력을 쌓을 생각을 하는 대신 고수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받으면 된다.


노력형 고수에게는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태도에 대해 배우자. 타고난 고수에게는 지금 내 모습을 평가받고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피드백을 받자.


5.

어떤 식으로 실력을 쌓았든 고수들은 공통점이 있다. 각자 자신만의 ‘암묵지’를 가지고 있다.


암묵지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다. 몸이 기억하고 직관적으로 아는 추상적인 부분이다. 초보자가 고수의 암묵지를 무시하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구체적인 스킬만 배우려 드니 발전하기가 어렵다.


당신이 천재형이면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도 않을 테니 해결책은 하나다. 정해진 단계를 꾸준히 밟아 나가면서 성실하게 연습하자. 열심히 애쓰는 모습을 보이면 고수들이 어떻게든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렇게 나만의 암묵지를 쌓아 나가면 어느 순간 고수가 될 수 있다.


*3줄 요약

◯실력자들은 본인의 직관적 능력을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워한다.

◯노력형 고수에게는 꾸준함을, 천재형 고수에게는 객관적 피드백을 받으면 좋다.

◯정해진 단계를 밟으며 꾸준히 노력하면 고수들도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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