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1 <약점이 무기가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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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이 무기가 되는 순간>


1.

“너 벌써 공부 다 했어? 우린 아직 반도 못 했는데.”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늘 독서실에서 일찍 짐을 싸고 나왔다. 남들은 부러워했지만 실은 나의 약한 체력 때문이었다.


공부를 마치지 못했어도 그 시간에 자야 다음 날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대신 평소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2.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남들이 10시간 동안 할 일을 나는 5시간 만에 해내야 했다. 어떻게든 나의 핸디캡을 극복할 길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깨어 있는 동안 자투리 시간도 허비하지 않는 습관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알고 보니 이런 전략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같은 원리가 나타나고 있었다.


사막에 사는 선인장은 잎이 없다. 광합성을 줄기로 하면서 수분 증발을 막고 잎을 가시로 변형시켰다. 다른 동물의 공격을 막을 방어무기까지 생겼다.


깊은 바닷속에는 빛이 없다. 보통의 생명체는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지만 아귀는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자연은 한계를 아쉬워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막히면 돌아가거나 다른 방식으로 채운다.


3.

스포츠에서도 이 원리는 그대로 나타난다. 천하의 메시도 키가 작아서 고생했다. 성장호르몬 치료까지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대신 작은 키를 활용한 순간적인 방향전환과 드리블 능력으로 위대한 축구선수가 되었다.

“어휴, 메시 같은 사람이니까 되는 일이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누구나 메시가 될 필요는 없다. 고난 앞에 눈물 흘리며 방구석에 틀어박힐 것인가, 아니면 이겨낼 방법을 찾아낼 것인가의 차이다.


베토벤도 비슷한 경우다. 물론 탁월한 음악가이니 일반적인 예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가 청력을 잃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볼 수는 있다. 그는 28세부터 서서히 청력을 잃기 시작해 40대 초반 이후 거의 들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청력을 잃은 이후 베토벤의 작품은 오히려 더 깊어졌다. 후기 걸작 대부분이 말년 10년 동안 탄생했다. 교향곡 9번 '합창'도 그중 하나다.


4.

누구든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고난 한두 가지쯤 지니고 산다. 왜 내게만 이런 시련이 닥쳤을까 너무 투덜거릴 필요 없다. 다들 겉으로 대놓고 말하지 않을 뿐이다.


갈림길은 현실의 벽 앞에서 당신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 불같이 화내거나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 수도 있지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며 솔루션을 찾아볼 수도 있다.


강력한 멘탈을 타고난 사람은 드물다. 처음에는 다들 무섭고 불안하며 급기야 분노하기까지 한다. 그 감정의 파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따라 당신의 미래가 달라진다.


결국 우리를 무너뜨리는 요인은 외부적인 충격 그 자체가 아니다. 그 상황 앞에서 바람처럼 흔들리는 내면의 동요가 결정적이다.


5.

나는 성인이 되면서 건강은 꽤 좋아졌지만 그때 몸에 밴 습관은 아직도 유용하다.


한의원 진료를 하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병행하지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약점에서 생긴 패턴이 어느새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불편하고 답답한 일이 펼쳐져 있는가. 나머지 부분으로 눈을 돌려 이겨낼 방법을 고민해 보자. 한계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길의 시작이다.


*3줄 요약

◯어쩔 수 없는 한계 속에서 새로운 전략이 탄생한다.

◯고난 앞에서 감정의 파도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뀐다.

◯우리는 힘든 상황 자체보다 그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 때문에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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