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2
<남의 말에 쉽게 상처받는 당신을 위하여>
1.
다음 두 문장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A “김대리는 일할 때 좀 건성으로 하는 듯해요.”
B “김대리는 보고서 검토하다 보면 사람이름하고 수치에서 실수가 잦아요.”
팀장님 한마디에 심장이 쿵 내려앉고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는 김대리.
예민한 성격인 탓에 남의 말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 없다. 상대방 말의 유형부터 먼저 따져보자.
2.
A와 B의 발언은 엄연히 다른 범주의 말이다. A에서는 화자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A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뜻이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고 A가 그런 말을 절대 하면 안 된다고 막을 수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권리가 있으니 기분 나쁘지 않은 어조로 전한다면 일단 들어줄 수는 있다.
물론 그 내용을 받아들이고 말고는 전적으로 내 권한이다. 상대가 나보다 상급자이든 연장자이든 상관없다. 내가 수긍할 수 있으면 OK이고 아니다 싶으면 “아, 예~”하고 흘려버리자.
3.
반면 B의 말은 전혀 다르다. 의견이 아닌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리가 수긍하지 못한다고 하면 팀장님은 지난 기안서류들을 꺼내 증거를 보여줄 수도 있다. 그만큼 사실에 근거한 투명한 대화다.
이런 유형의 말은 다른 누구라도 쉽게 동의할 수 있다. 주관적인 판단이 섞이지 않았으니 듣는 김대리도 반박할 여지가 없다.
만약 이조차 듣기 싫다면 튕겨내도 된다. 하지만 본인이 거부한다고 해서 진실이 달라질 리는 없다. 겸허한 자세로 경청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면 좋겠다.
4.
남의 말에 유독 민감한 사람들은 대부분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들이 괴로워하는 대상은 상대가 하는 말의 메시지가 아니다.
누군가 본인에 대해 언급하는 그 행위 자체를 못 견딘다. 맞고 틀리고는 아무 상관없다. 그냥 아무도 자기를 건드리지 않길 바란다. 그래도 의견이 아닌 사실은 귀담아들어보면 어떨까.
다만 의견이든 사실이든 남에게 함부로 전하면 무례한 조언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서로에 대해 아무 언급도 안 하고 지내기는 어렵다. 이왕이면 최대한 사실 위주로 전하자.
반면 듣는 입장에서는 상대가 의견을 말한다 싶으면 적당히 무시하고 넘기면 된다. 괜히 새겨들으며 혼자 힘들어하지 말자. 의견인지 사실인지 잘 구분하기만 해도 훨씬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다.
5.
의견은 사실 그 자체가 아니다. 그저 사실을 바라보는 수많은 관점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남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지 않으면 좀이 쑤셔서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한 가지만 기억하라. 본인에게는 그렇게 느껴진다는 ‘I-message’ 방식으로 말하면 그나마 낫다.
그래도 상대가 무례하게 자기 의견을 수용하도록 강요한다면? “네,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잘 알겠습니다.” 내가 받지 않으면 그 의견은 상대에게 되돌아간다.
*3줄 요약
◯남의 말은 '의견'과 '사실'로 나뉜다.
◯의견은 흘려도 되고 사실은 겸허하게 귀담아들으면 좋다.
◯상처받기 전에 그 말이 어떤 종류인지부터 따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