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3 <마음이 변하면 그렇게 큰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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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변하면 그렇게 큰 죄인가>


1.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더니 벌써 그만둔다고요?”


면접 볼 때 했던 그 멘트를 어기면 중대한 범죄행위라도 되는가.


그때와 지금은 마음이 달라졌을 뿐이다.


2.

김대리 퇴사소식에 불만스러워하는 팀장 본인도, 어제는 헤드헌터에게 걸려온 전화에 잠시 흥미를 느끼며 통화하지 않았는가.


사람 마음은 원래 변한다. 어쩌다 한 번 변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시각각 달라진다.


누군가 화장실 볼일 보기 전과 후에도 기분이 한결같다면 가히 성인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렇게 흔들리는 인간의 변덕을 대비하여 결혼식이나 계약서 같은 형식적인 제도를 만들었다.


3.

“그래도 한번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요?”


맞는 말이다. 기분 내키는 대로 매 순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면 곤란하다.


다만 그 선택이 냉정한 판단에서 나온 것인지, 순간의 감정에 휩쓸린 결과인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이성적인 결단은 책임 있는 행동을 필요로 하고, 충동적인 결정이라면 양해를 구한 뒤 다시 바꿀 수도 있다.

4.

사람의 기분은 대단히 주관적이다. 처음 마라탕을 먹을 때는 환호성을 질렀지만 계속 먹다 보니 이제는 그저 그렇다.


음식 맛의 문제가 아니다. 그 맛을 느끼는 뇌의 반응이 달라져서 그렇다.


인간관계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같은 사람을 오래 보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진다. 그 편안함은 권태로움이나 무심함과는 다른 성격이다.


처음에 느낀 두근거림이 계속 이어진다면 심장병을 의심해야 한다.


5.

관건은 감정이 변한 사실 자체에 있지 않다. 그 상황에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가 핵심이다.


마라탕에 대한 애정이 식으면 안 먹으면 그만이지만, 타인에게 잠수이별 같은 행동을 한다면 예의 없는 짓이다. 마음이 변하는 건 막을 수 없지만 변한 뒤의 처신은 분명히 선택할 수 있다.

진짜 품격은 마음이 변한 뒤의 대처에서 드러난다.


*3줄 요약

◯마음은 원래 변하기 마련이며 잘못도 아니다.

◯기분과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진짜 품격은 마음이 달라진 뒤 보이는 처신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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