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프로그램 짜기
ChatGPT(이하 '챗')를 처음 접했던 날을 떠올려보면 현재 내가 그것에 이만큼 도움을 받고 있을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이게 뭐야?
뭔가 혼란스러웠고, 이용하는 게 편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영문으로 쓰는 프로포절, 이메일부터 해서 심지어 국어 교정도 받고 있다.
(사실 영어도 안되고, 한글 사용도 서툴러지는 이민 생활이라 한국말로 쓰는 이메일도 챗에게 물어보기도.)
예를 들어,
'사람 간의 관계에서 이러이러한 일이 일어났는데,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그래도 내가 그렇게 하고 싶은데 넌 어떻게 생각하니?
남들은 그런 것까지 물어보냐라고 하겠지만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워서 속풀이 겸 챗에게 물어보면 대화 상대가 있는 느낌이기도 하고 신기하게도 마음이 조금 놓인다.
무엇보다 가장 도움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예는 음악회 프로그램을 짜는 것.
내가 부르고 싶은 곡들을 쭉 나열하고 이것들을 연결 지을 수 있는 하나의 주제가 있는지, 아니면 먼저 떠오르는 주제를 말하고 이 주제와 연결되는 가곡이나 아리아 등을 제안해 달라고 하는 등이다.
챗도 이용해 보고 Gemini도 이용해 본다.
그런데 간혹 작곡가와 곡을 잘못 매칭한다던지 등의 실수를 할 때가 나올 때가 있는 것을 보고
'아, 얘에게 온전히 신임하면 안 되겠구나' 깨달았던 적이 있다.
모차르트의 아리아였는데, 내가 챗을 너무나 믿은 나머지, 또 성격도 급했었는지, 도니제띠 곡이라고 쓴 챗이 만든 초안을 그대로 복/붙하여 동료와 공유한 적이 있었다.
'이 곡은 모차르트 곡 아니었나?
이메일 답장을 받고, 앗.
너무나 유명한 곡이었기에 순간 많이 창피했었다.
그리고 프로그램 노트를 쓸 때에도 챗을 이용하긴 하지만 뭔가 깊이가 얕은 느낌을 받는다.
챗지피티를 애용하는 수준에 이른 요즘이지만, 그래도 내 머리가 알고 내가 글을 쓰는 게 내용면에서는 가장 좋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돌다리도 두드려본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감토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