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인들의 시들로 구성한 베토벤 가곡 리사이틀이 끝났다. 사실 체력적으로나 목소리의 상태 (피부에 주름이 느는 게 보이듯 성대의 노화가 느껴진다)는 예전만 못하지만 리사이틀을 기획하는 열정은 20대 때보다도 큰 것 같다.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수익이 그리 나는 구조가 아니기에 자본주의자들에게는 지극히 이해되지 않는 작업이지만, 그리고 때때로 스스로도 그만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난 또 스멀스멀 어떤 프로그램을 가지고 어디서 노래해야 할지, venue를 검색하고 있다. 누군가가 ‘너는 취미가 공부하는 거잖아. 연주 프로그램 짜고’라고 했는데, 처음엔 아니라고 강력히 거부했으나, 조금 양보하여,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으로. 그냥 게을리 흘려보내는 시간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해보고 싶은 것 중에 아직 다 못해본 것이 더 많기에.
그래도 이 열정이 식기 전까진… 난 또 무엇을 하고 있겠지 싶다.
짜도 짜도 나오는 것이 프로그램. 모르는 가곡들 투성이기에.
유독 토크 형식을 곁들인 리사이틀을 좋아하는 것 같다. 노래만 한 시간 하는 것이 토크를 곁들여서 30분만 노래하고 30분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누군가 bilingual 이 bye-lingual이라고 했던가. 영어 문법, 단어 등이 머릿 속에서 뒤엉킬 때가 다반사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이어가는 내 설명에 고개를 끄덕여주시는 관객들의 반응들 덕분에 토크 콘서트가 더 좋다.
좋은 기회에 좋은 무대를 허락해 주신 베토벤 센터에 감사드리며 함께 동행해 준 신시내티 유학지기 이은혜 피아니스트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