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우화를 위한 변명

by 티아

대만에 또우화라는 간식이 있다. 연두부 위에 쩐주, 타로 떡, 콩, 팥, 선초 젤리, 연유, 과일 등을 기호에 맞게 올려 먹는 간식이다. 따뜻하게도 먹고 얼음을 올려서 차갑게도 먹는다. 건강한 세계 간식 대회가 열리면 1등 할 것 같은 맛인데 나는 또우화가 몸에 잘 안 맞는다. 집 근처에서 처음 먹어본 날 콩국수를 먹었을 때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하지만 똑같은 콩이어도 두부와 두유는 좋아한다. 대만식 두유인 또우장도 한 번이었지만 마셨을 때 괜찮았다. 서로 친척 같은 또우화, 콩국수, 두부, 두유가 어째서 몸에서 다르게 반응하는지는 모르겠다. 콩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콩의 어떤 성분이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기도 하는 걸까?


예전에 새우 알레르기가 있다는 직장 동료에게서 신기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새우깡을 먹고는 두드러기가 났지만 새우버거를 먹고는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얘기였다. 새우 없이도 새우 맛과 식감을 낼 수 있게 되다니, 이제 홍시 맛이 났다고 해서 홍시가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는 세계는 끝나버렸구나 싶었다. 나 역시 콩국수를 먹어도 속이 메슥거리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때는 나도 모르게 가게 주인이 콩물에 콩을 너무 적게 쓴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나저나 이제 괜찮을지도 모른다면서 또우화나 콩국수를 먹는 일은 관둬야겠다. 처음 또우화를 먹고 속이 불편했으면서도 대만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나도 두부는 좋아하니까, 이 가게는 유명하니까 하는 마음으로 일부러 찾아가서 또우화를 먹은 적이 두 번 더 있다. 콩국수도 마찬가지다. 텔레비전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서 콩국수를 소개하는 걸 보고 있자면 젓가락으로 하얀 콩물에 국수를 돌돌 말아 그 위에 김치를 올려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일부러 사 먹으면 결국 끝까지 먹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따금 왜 콩국수를 먹었는지 생각해보면 ‘여름엔 역시 콩국수’라는 들뜬 분위기에 “나도 그래” 하고 웃으면서 끼고 싶은 약한 마음 때문이었다. 얼마 전에도 텔레비전에서 콩국수 전문점이 나오는 걸 봤다. 콩국수와 비빔국수만 파는 가게였는데 피디가 먼저 비빔국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자 사장님은 “콩국수를 안 먹는 사람들도 있거든요”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들으니까 이제 정말로 콩국수는 안 먹고 싶어졌다. 이대로 쭉 소수파로 사는 데 익숙해지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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