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을 떠나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 와서
생각하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사소한 것들로부터 시작해서
큰 이벤트까지 후회되는 사건들이 많다.
어떤 방향이었든 간에 나는 정신승리다.
살아있잖아. 멘탈이 꽤 센 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정말 듣기 힘들고 슬프기도 하고
가끔은 화가 나는 말이 있다.
내게 다른 미래가 있을 거라 생각하면 견디기가 힘드니까. 정작 나도 진짜 내 모습, 내 감정을 모르겠는데 사람들은 '너의 진짜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 너의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다 , 원래 이렇게 살 줄 알았는데. 저렇게 살 줄 알았는데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 여기서 이렇게 살고 있는 게 안타깝다.'
그런 말이 나를 더 움츠러들게 만든다.
나를 거쳐간 사람들이 종종 했던 말이다.
내 가능성이 보이는데, 분명 다르게 살 수 있는 사람인데 그걸 놓쳐버린 거 같아서 안타깝다고.
그런 말을 들으면 누구보다 나 자신이 아까워져서 듣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웃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사람을 잘 만나지 않지만 만난다면
그들이 좋아하는 주제와 언어로 말한다.
그렇지만 둘 이상 모이면 힘들어진다.
어떻게 보면 사는 건 끊임없는 버텨내기 같다.
나는 지금까지 누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살았다.
뭔가를 할 에너지가 없지만 어떻게든 계속 쉬지 않고 움직인다. 하지만 모두 바쁘게 일하고 공부하며 달리는데 나만 혼자 빼낸 놀고 있자니
왠지 송구스럽기도 하다. 내 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쓰는 것인데도 죄책감을 느낀다.
집밖으로 나가면 땅이 울렁거리고, 시야불편, 기분 나쁜 냄새들, 비현실감이 계속되고 햇빛을 보면 심장이 요동치고 근육이 튕기고, 팽만감이 느껴지고 숨쉬기가 힘들다.
꽤 오랜 시간 적막하게 밤을 보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날 밤 거센 바람이 불 때 버티지 말고 떠났더라면 이렇게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악몽, 환청, 환각, 그리고 충동적으로 떠오르는 자살생각, 자해는 나를 한없이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쓸데없는 생각 말고, 정신 차려! 과거에 더 이상 휘말리지 마 다시 시작할 수 있어! '
수없이 돼 내고 채찍질해 봐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이제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하고 싶지 않다. 내 몸뚱이 하나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데
내가 어찌 사랑을 줄 수 있으며,
사랑받을 자격이 될까.
난 대등 해질 수 없는 존재고,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며 살 수 없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나를 방치했다. 나를 감당하기도 벅찬데
어떻게 남을 돌아보고 진정으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괜찮지 않음을 자꾸 생각하고 있으니
나는 사랑받을 수 있음에도,
행복할 여지가 충분한데도 마음 한구석엔
늘 불편함과 미안함 투성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엉망진창인 나라도
마음속은 늘 외로움과 사랑받고 싶어 하는 갈증이 많다. 감정을 잘 추슬러야 한다.
뭐든 즉흥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모든 것을 적당히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소멸할 거다.
마음만은 가난해지지 말자 그렇게 자신에게 약속했는데 가짜 웃음마저 잃어버릴 거 같아서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