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법은 몰랐지만, 살아보기로 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버릇처럼 한 적이 있었다.
진짜 죽을 용기도 없었으면서.
그냥 그만하고 싶단 소리였다 사라지고 싶었다.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언제부터 존재했냐는 듯이.
그런데 꼭 그럴 때마다 여러 이유로 실패하곤 했다.
혹은 방해자가 나타나곤 했다.
나를 빈틈없이 안아주고 소중한 사람이라며 다독이고, 머리카락을 넘겨주고, 입장 바꿔서
나라면 못했을 희생까지 해가면서까지
날 지켜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K.
지금은 내 옆에 없지만.
그 사람에겐 참으로 미안하다
내가 좀 더 건강했을 때 만났더라면,
내가 좀 더 예쁘고 아프지 않았을 때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사실 죽고 싶다는 말은 간절하게 살고 싶다는 거다.
내가 죽고 싶었던 이유는 강렬하게 잘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를 옥죄어 오던 사람들을 이젠 놔주고, 용서하고, 오롯이 내 삶을 사랑하며 살면서 말이다.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나는 K와 헤어지고 뭔가를 깨우쳤을까
언제부턴가 나의 일상의 아주 작은 것부터 연습하고 바뀌어갔다. 일상생활, 만나는 사람, 사소한 습관 등등.. 안전지대를 벗어나서 야금야금 넓혀갔다.
좀 실수해도 괜찮은 것, 금새 회복 가능한 것부터 시작했다. 신앙의 힘도 빌렸다.
"분노는 억제하거나, 참는 것이 아니다. 분노의 원인을 이해할 때,
나에게 비로소 자유가 생긴다."
정신과 호흡은 누가 만들어 내는가?
나는 왜 태어났고, 이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건 누구지
머리와 몸이 따로 놀고 있는 나는 뭐지?
내 마음, 감정, 호흡을 잘 순환시켜 보자.
'오직 모를 뿐'이 아니라,
'나는 다만 몰랐을 뿐'이다.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 그 이후의 삶,
즉 오늘내일 미래는 내가 만들면 된다.
나한테 일어난 일들은 다 지나갔다
일어난 일은 끝난 것이다.
천천히 고요한 시간에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을 매일 했다.
부드럽게 천천히.. 바라보니.. 그 중간의 어디쯤 바라볼 때에 그때 나의 아름다운 미래, 숨겨졌던
나의 진짜 자아를 발견했다.
내 등뒤에 어린아이가 나를 무겁고 힘겹게 업혀있었다.
어릴 적 나를 보았다. 상처받은 나를 봤다.
잊고 지냈던 나의 어린 시절들이 희미하게 생각나면서 점점 가슴이 쏠리고 두근거렸다.
집중이 떨어지다가 굉장한 파동들이 일렁거리는 느낌이었다.
'머리랑 마음이 따로 놀고 있는 나는 어떤 상태지?' 하며 집중하다가 천천히 무언가 나를 감싸는 것처럼 몸이 따뜻해지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들숨날숨.. 호흡이 잘 안 되었다.
눈물이 차오르면서 어릴 적 왕따 당했던 시절부터 시작해서, J사건들, 엄마아빠죽음까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깨우치면서
'용서하겠습니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당연히 용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용서하려는 마음을
가지니까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지만,
하며 나의 내면 속에서 굉장한 힘이 느껴졌고,
내 안의 어린아이를 토닥여주며 조금씩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못가서 머리와 몸이,
마음이 따로 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평소에 언변과 얼굴빛을 절대 속일 수 없다.
그러니 항상 언어를 긍정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피나는 수행과 독서로 내 못난 모습들, 잘하고 있다는 애심들을 함께 마주 했다.
(그 과정 속에서도 수많은 자해, 자살충동은 있었지만
꾹꾹 참았다. 나쁜 걸 억누르려 하기보다는 좋은걸
담으려고 애썼다.)
가끔 꿈을 꿨다. 영상 속에서 빛을 보는 그런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있다. 그 공간을 바라볼 때 부드럽게
빛이 나는 내 미래를 자유롭게 상상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나의 사람과 행복이 넘치는 우리 집을 상상하면서 꿈을 꾸면서도 노력했다.
하지만 나는 항상 정신과 호흡이 온전치 못했다
아니, 지금도 온전치 못하다.
안된다고,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바보다. 시간이 흘러가길 무턱대고 기다릴 것인가?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 이생에 없는 사람들은
이제 머릿속, 마음속에서 버려야 한다.
'죽어버릴까?'
그냥 다 놔버리고 싶어 또다시 자살시도를 하려 한다면
'잠깐, 이미 한번 죽어버린 영혼,
이미 끝나버린 거 같은 내 삶,
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 볼까?'
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죽을 때는 다 죽게 마련이다.
내가 안간힘을 써봤자 안 죽는다 설령 죽는다 쳐도 너무 억울하다.
그럴 용기가 있는가?
진짜 죽을 용기가 있는가?
나는 그냥 매일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면서
내면에 귀를 기울인다.
그게 다다.
지금의 나는 내가 되고자 했던 모습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정확히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내가 되어야만 하는 자아가 결코 되어야만 한다.
나는 솔직히 나의 삶이 불행하고 온전치 못했기 때문에 글을 처음 썼다.
내가 행복하고 삶이 순탄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글쓰기보다 재밌는 게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앉아서 글을 쓰겠나. 나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온전치 못해서 꾸준히 하는 게 생겼고,
꾸준히 하는 게 생겨서 세상에 알리고 싶었고,
세상에 알려서 위로와 힘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다 극복하지 못했다.
아직도 나는 약에 의존하고 있고,
ptsd에 두려움을 느끼고, 가끔 악몽을 꾸며 시달리고 있지만 괜찮다. 그럼에도 나는 이제 괜찮다고
생각한다. 관련부서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로 평가기준이 되는 것이 아닌, 통제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나를 평가할 수도 있고, 브런치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위로를 받으면서,
이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사랑이 넘치는 세상이구나, 그리고 나는 그 사랑을 받을 수 있구나 나는 참 안전하는구나라고 생각한다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감사하다.
내 인생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해야 될지 아직 잘 모를 때,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브런치를 시작했다. 수많은 댓글을 보며 나는 비로소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진정한 인생의 여행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