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개월간 아이폰5S와 함께 했다.
영광의 세월이었다.
처음 지문 인식을 했던 날
나는 얼마나 설레던가
또 오욕의 세월이었다.
이를테면 나는 말더듬이였다.
오타가 어찌나 나는지
바빌론의 교만한 자들이나 된 듯
아주 쉬운 말 하나조차 나는 쉬이 쓰지못했다.
‘잘잤어’는 ‘잘짔어’로
독짓는 늙은이도 아니고 무얼 짓는가.
그저 슬픈 표정만 지을 따름이었다.
'간장 두 종지’는 ‘간장 두 조지’로
아니, 여기가 무슨 배급제 사회인가.
“제발 소원이니 종지라고 쓰게 해주시오” 라 애걸하면
아이폰은 간수처럼 “하지만 너에게 'ㅇ 받침' 배급은 제한되어있다. 조지로 만족해라” 뭐 그런 것인가.
나는 다시는 아이폰5S를 안 쓰기로 했다.
핸드폰을 바꿨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윈도우폰’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