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할 피니의 'Bitcoin and me'를 따라 했다. 할 피니는 나카모토 사토시 후보군 중에 하나였던 인물로, (사토시 외) 비트코인 최초 채굴자로 유명하다. 2014년 루게릭으로 사망했다.
최근 몇 년간 거의 비트코인 주변에서 지냈는데, 어쩐지 한 번 정리해보고 싶어 졌다. 올해 초에 지인분께서 '흥범 님 요새 왜 그렇게 조용하냐고.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활동성이 달라지냐'라고 해서 많이 웃었다.
비트코인을 처음 알게 된 건 2014년이었는데 뱅크 샐러드라는 회사에 있을 때였다. 대표님 속 썩이기 외에 발표 슬라이드 만들기, 리서치 등 을 주로 했는데 그러다 비트코인을 알게 됐다. 그때 샀으면 지금쯤 푸에르토리코에 있을 텐데...
비트코인만 리서치하던 게 아니었고 여러 핀테크 사례 중 하나로 가볍게 조사하던 거라 그냥 웃고 넘겼던 기억이 난다. '민간에서 통화량을 조정한다고? 말이 되나.' 그래도 리서치한다고 코빗(아마 그때는 이름이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였다.) 이랑 코인원도 가입하고 잠깐 써봤다. 가입하니 천 원(이천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줬는데 2017년에 그게 소고기 사 먹을 돈 정도는 되어있었다.
앞에 적었듯 통화량을 민간에서 그냥 '맘대로' 조절한다고 하니 그냥 더 보지도 않았다. 덕분에 2017년 이후로는 내 직관의 반대를 믿게 됐다. 아 내가 보기에 말도 안 되면 더 열심히 봐야지. 안 사고 싶으면 사야지... 직관 인버스 ETF로 가자...
잊고 지내다가 '2017년'이 왔다. 초여름쯤이었나. 퓨처플레이 있을 때였는데 심사역 중 한 명이 뭔가 시커면 화면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물어봤다. 뭐 하는 거냐고. 비트코인이란다. 오래간만에 듣는 이름이라 반갑기도 하고 돈 되는 거 같아 보여서 그제야 좀 제대로 읽어봤다. 2장의 첫 문장이 아직도 기억난다. We define an electronic coin as a chain of digital signatures. 전자 화폐를 디지털 서명의 연속으로 정의한다. 이게 대체 뭔 소리야.. 왠지 멋있게 들렸다.
지금은 개털이 됐으나 그때는 업계의 왕이었던 폴로닉스(Poloniex) 거래소에 계정을 만들었다. 그때 그러지 말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