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출근
모든 처음은 설레고 긴장된다.
첫사랑, 첫 만남, 첫 출근...
계약직으로 첫 출근.. 계약직이지만 예전부터 구름 위에 존재했던 갑사로 출근하는 기분은 왠지 모르게 설레었다.
'여기 다니는 사람은 지하철 내릴 때부터 소속감을 느끼며 동기부여가 되겠지?'라는 싱거운 생각도 해보면서...
이미 메일로 안내받은 내용을 기억하며 촌놈(?) 티가 나지 않도록 방문증을 발급받고 근무할 층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담당자에게 연락하니 면접을 진행했던 남자분 한분이 활짝 웃으며 문 앞까지 마중 나와 반겨줬다.
"오셨군요."
근무할 자리로 안내받고 사원증과 다이어리 달력 등을 전달받았다. 자리에 앉아 주변을 '휘~~' 둘러보니 면접 봤던 사람이 아무도 안 보인다. 역시 나만 붙은 건가~~
'첫날이니 뭐라도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에 핸드폰을 깊숙이 집어넣고 나의 성실함을 보여주리라 생각하며 다이어리 앞면을 펴놓고 사규와 기업정신을 달달 읽었다. 그리고 그날이 그렇게 지나갈 줄 몰랐다. 나는 정규직도 아닌데 아직도 사규와 기업정신을 외우고 있다.
#2. 둘째 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오늘은 뭔가 다르겠지 하고 출근하니 똑같이 그냥 있으라 한다.
'사람을 뽑았으면 일을 시켜라...'
멀뚱멀뚱 있으니 친절한 어떤 분이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신다. 쫄래쫄래 따라서 지하 구내식당으로 가니 친절히 도 식당 이용시간과 이용방법을 알려주신다. 이렇게 맛있는 밥이 단돈 오천 원이라니 정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식사를 하고 커피 한잔까지 얻어먹고 나서 자리에 앉으니 이미 외워버린 다이어리를 보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들었다.
꾸벅꾸벅 몰려오는 졸음을 이겨내며 몇 시간이 흘렀을까 면접 때 부재중이라 얼굴도 보지 못했던 팀장님과의 인사를 진행한다고 다른 층 회의실로 가라고 한다. 가보니 굉장히 젊고 자그마한 체구의 한분이 앉아 있었다.
'너도 새로왔니? 반갑다~'
마음속으로 인사를 마무리할 때쯤 팀장님이 들어오셨다. 생각보다 굉장히 젊었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었다.
"음 이쪽분은 명문대학을 나온 인재시고 (나를 쳐다보며) 이쪽은...(이력서를 더듬더듬) 기존에 관련 일을 해보셨네요. 어쩌고 저쩌고 잘해주세요."
인사를 마치고 내려오니 함께 인사했던 분이 커피 한잔 하자고 하신다.
"우리 입사동기인데 잘 부탁해요. 앞으로 잘해봐요."
녀석 성격이 좋은데~
"네 저도 잘 부탁드려요."
올라와서는 다시 다이어리만 보다 하루가 끝이 났지만 뭔가 팀장님도 편해 보이고 계약직 동기도 좋아 보이니 한결 다녀볼 만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계약직도 해볼 만한 거였어~!'
덧.
나중에 알고 보니 나와 3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던 그 친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경력직 정규 입사자였고 입사일이 같아 계약직인 나와 같이 인사한 것뿐이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닌데... 마음속이 빨개졌지만 그 친구와는 지금까지도 잘 지내고 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