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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문과는 수학을 못해"라는 가짜 신화에서 벗어나기

AI의 열쇠는 수학이 아니라 '말과 글'입니다

by 서지삼

여러분은 혹시 이런 말을 들어보셨나요? "문과생은 수학을 못한다", "AI는 수학의 결정체다", "수학을 못하면 AI 시대에 도태된다". 오늘은 이런 통념이 왜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이 오래된 신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수학 포기자'가 되었을까?

먼저 한 가지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정말로 문과를 선택한 모든 사람이 수학을 '못해서' 문과를 선택했을까요?

우리 교육 시스템은 오랫동안 학생들을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문과 = 수학 포기자"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졌죠. 하지만 이것은 개인의 다양한 관심사와 재능을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나눈 결과일 뿐입니다.

어떤 학생은 역사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흥미로웠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학생은 문학 작품 속 인물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에 더 큰 재능을 보였을 수도 있죠. 이것이 과연 "수학을 못한다"는 의미일까요?


수학적 사고란 무엇일까요?

여기서 잠시 수학적 사고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적 사고를 단순히 "계산 능력"이나 "공식 암기"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수학적 사고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논리적 추론: 주어진 정보에서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

2. 패턴 인식: 복잡한 현상에서 규칙성을 발견하는 능력

3. 추상화: 구체적인 사례에서 일반적인 원리를 도출하는 능력

4. 문제 분해: 복잡한 문제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 해결하는 능력

잠깐, 이것들이 낯설지 않으신가요?

역사를 공부할 때 여러 사건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것, 문학 작품에서 반복되는 모티프를 찾아내는 것, 철학에서 구체적 사례를 통해 보편적 원리를 탐구하는 것 - 이 모든 것이 바로 수학적 사고의 다른 형태입니다.


'수포자라는 억지 낙인'이 만드는 해로운 결과

"문과생은 수학을 못한다"는 신화는 단순한 편견을 넘어 실질적인 해를 끼칩니다. 스스로를 "수학을 못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자기 제한적 사고는 AI 관련 기회를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나는 수학을 못하니까"라는 생각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지를 꺾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AI 활용에 필요한 것은 '수학'이 아니라 '학습 의지'입니다. AI 시대에는 모든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기회가 생깁니다. 수학 콤플렉스 때문에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큰 손실입니다.


AI 시대의 '수학'은 다릅니다

AI와 수학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AI = 복잡한 수학"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이는 AI를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입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자동차 엔진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는 열역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 깊은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이 모든 것을 알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운전에 필요한 것은 교통 규칙을 이해하고, 도로 상황을 판단하며,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계획하는 능력입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선형대수, 미적분, 확률론 같은 고급 수학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전혀 다릅니다

1. 상황 판단 능력: 어떤 상황에서 어떤 AI 도구를 사용할지 결정하는 능력

2. 결과 해석 능력: AI가 제공한 결과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

3. 적용 능력: AI의 결과를 실제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능력


노코드 시대 : 수학 없이도 AI를 활용하는 방법

최근 AI 업계에서는 '노코드(No-Code)' 혹은 '로우코드(Low-Code)'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인지 단계별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단계: 전통적인 AI 개발 과거에는 AI를 활용하려면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수학적 알고리즘을 직접 구현해야 했습니다.

2단계: API와 라이브러리의 등장 이미 만들어진 AI 기능을 간단한 코드로 호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지식은 필요했죠.

3단계: 노코드 플랫폼의 시대 이제는 마우스 클릭과 드래그앤드롭만으로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마치 파워포인트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듯이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을 하고 싶다면 예전에는 Python으로 복잡한 코드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Chat GPT나 Gemini 와의 대화만으로 고급 분석이 가능합니다.


혁명적 변화 : 도구가 사용자의 언어를 배우는 시대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상상해보세요. 거대한 기계 앞에서 천공 카드에 구멍을 뚫어 명령을 입력했습니다. 이후 프로그래밍 언어가 발전하면서 FORTRAN, C, Java 같은 언어로 컴퓨터와 소통하게 되었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인간이 기계의 언어를 배워야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ChatGPT에게 "오늘 저녁 메뉴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답변이 돌아옵니다. Midjourney에게 "석양이 지는 해변의 고독한 등대"라고 설명하면 그림이 그려집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세요. 처음으로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인간-기계 상호작용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수천 년 동안 도구를 사용하려면 그 도구의 사용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도구가 우리의 언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연스러운 말과 글인 '자연어'가 곧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전통적인 프로그래밍과 자연어 기반 AI 활용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전통적 프로그래밍 예시: 숫자 리스트 정렬하기(python)


def bubble_sort(arr):

n = len(arr)

for i in range(n):

for j in range(0, n-i-1):

if arr[j] > arr[j+1]:

arr[j], arr[j+1] = arr[j+1], arr[j]

return arr


이 코드를 이해하려면 프로그래밍 문법, 반복문, 조건문, 인덱싱 등의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연어 기반으로 AI를 활용하여 같은 작업을 하려면 다음 메시지를 입력하면 됩니다.

"다음 숫자들을 작은 것부터 큰 것 순서로 정렬해줘: 45, 23, 67, 12, 89, 34"


어떤 것이 더 직관적인가요? 자연어 방식은 우리가 친구에게 부탁하듯 자연스럽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자연어로 명령한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말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정교한 언어 능력이 필요합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겠습니다.


왜 자연어가 더 강력한 도구인가

1. 맥락의 풍부함

프로그래밍 언어는 정해진 문법과 한정된 명령어로 구성됩니다. 반면 자연어는 무한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 인테리어 디자인을 만들어줘"라고 AI에게 요청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따뜻한'이라는 단어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색감, 재질, 조명, 가구 배치 등 수많은 요소가 이 한 단어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표현하려면 수백 줄의 코드가 필요할 것입니다.

2. 의도의 전달

자연어의 진정한 힘은 단순한 명령이 아니라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코딩으로 "if temperature > 30: turn_on_ac()"라고 쓰면 정확히 30도를 넘을 때만 에어컨이 켜집니다. 하지만 자연어로 "더우면 시원하게 해줘"라고 하면, AI는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 시간대, 사용자의 평소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반복적 개선의 용이성

프로그래밍에서는 코드를 수정하려면 정확히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연어로는 "좀 더 밝게 해줘", "조금 덜 형식적으로 써줘" 같은 상대적 표현으로 쉽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미술 선생님께 "여기 그림자를 좀 더 진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RGB 값을 정확히 지정하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효과적입니다.


진짜 문제는 '수학'이 아니라 '두려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고급 수학 능력이 아닙니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새로운 도구를 탐구하려는 호기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자신의 강점을 믿는 자신감입니다. "나는 수학을 못해"라는 오래된 주문에서 벗어나세요. 여러분은 이미 AI 시대에 필요한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을 뿐입니다. AI는 수학 천재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여러분도 충분히 AI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첫걸음은 "나는 할 수 있다"고 믿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우리의 말과 글이 곧 당신의 AI역량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AI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것은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자연어, 그것이 바로 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이미 수십 년 동안 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연마해왔습니다.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면서 말이죠. 이제 그 능력으로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AI 시대의 진정한 혁명은 기술이 인간에게 다가온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가 기계의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기계가 우리의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러니 자신 있게 AI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여러분의 생각을, 아이디어를, 꿈을 자연스러운 언어로 표현하세요. 그것이 바로 AI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강력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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