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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소풍 이정희 Jun 09. 2024

봄 10, 서울 숲에서 남산까지

서울의 꽃길

서울 숲에서 남산까지 꽃길 걷기

서울 숲

                                           

뚝섬은 이젠 멋스러운 문화기지

너덜한 공장이 개성 있는 카페

경마장은 아름다운 서울 숲 공원

문 닫은 정수장은 생태 체험장이 되었다


벚꽃 길 따라 느긋한 사슴들 누워

사람 꽃을 바라보고

목련 봉오리 몽실몽실 구름 같다 

 

응봉산 바위들 개나리에 숨고

용비교 물고기들 바람에 춤추고

자전거무리는 날쌘 제비처럼 강변을 가르고

경의중앙선 꽃단장기차는 나비 같다

 

어른 키보다 훨씬 큰 개나리 덤불사이

노란 옷 아이들이 

노란 마음을 

노란색 그림으로

응봉산 축제를 흠뻑 즐기고 있다

응봉산 개나리

살구나무 아가씨와 명자나무 아줌마들이

봄바람에 설레는지 옷자락 살랑살랑거린다

 

대현산 장미들은 가시 속에서 

꽃망울 피워내며

5월 자기들의 세상을 기다린다


봄 햇살에 새 잎 내리고

금호산 매봉산 숲 속마다

사람들의 미소가 봄꽃이다

 

깊은 산 길 인적 드문 굽이 길

고개 내민 들꽃들에 눈 맞추니

어느덧 남산자락 버티고개이다


온 산이 키 큰 홍매화 꽃 잔치

진달래 꽃잎들 수줍게 입 벌린 다

 

이끼품은 옛 돌에 새 돌이 어우러진

한양 도성 순성길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다

서울 성곽 도서관 앞

오래된 마을에 세련된 다산 성곽 도서관

공유 마당에 앉아

스며든 성벽의 냄새를 맡는다


높아만 가는 건물에 희미해져 가는 남산

역사의 시간은 삶의 교훈이 된다


서울 60년에 이제야 걷는

뚝섬부터 응봉산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 남산까지

서울 가로지르는 꽃길이 삼만보이다 

 

팡팡팡 봄의 요란한 소리에

어슬렁 즐겼던 꽉 찬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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