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장 1개월 차: 구성원들과의 첫 1on1 미팅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by 타이거스냅

내가 조직장으로 발령 난 건 24년 10월 1일이었다. 조직장이 된 후 달라지지 않은 것과 달라진 것이 여럿 있었다. 달라지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면 조직장이 되기 전부터 해왔던 일들을 고스란히 챙겨야 한다는 점이었고, 달라진 것이라면 그 외의 모든 것들이었다. 그중 어떤 것들은 고스란히 내 리소스(시간, 정성)를 투입하면 그대로 해결되는 것들이었지만(a.k.a 결재),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구성원들과의 1:1 면담 같은 것이었다.


사실은 조직장이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각 구성원들과의 1:1 면담이라는 것은 대강 느낌으로는 알겠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감이 없었다. 내가 그간 경험해 보았던 면담이라고는 거의 팀장님의 '피면담자'로서 수동적인 대화 위주였고, 나는 무언가 목표를 뚜렷하게 그리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 면담에서조차도 별 말을 하지 않는 타입이었다. 아마 그런 나를 대상으로 팀장님은 어떤 말이라도 이끌어내는 멘트를 했다거나 혹은 내가 한 말에 어떤 형태로든 피드백을 주었을 텐데 사실 그 내용들이 모두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뭐 어찌 됐든, 나도 각 구성원들과의 1:1 면담이라는 것을 하긴 해야겠으니 구성원들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차마 1:1 미팅을 하자는 이야기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내가 너무 바쁘다는 핑계가 있었고, 두 번째 이유는 이미 몇 년을 알고 지낸 4명의 파트원들(심지어는 나보다 1-2년 경력이 많기도 한)과 정말로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에 대한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면담을 하려면 앞으로 우리 팀과 파트의 목표와 핵심과제에 따른 성과, 그리고 그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의 이야기가 오갈 텐데, 당장 리더인 나의 역할조차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지가 되지 않은 상황에 내가 무슨 얘기를 하겠는가. 하물며 그들의 개인의 목표는 무엇인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가 오갈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막막했다. 그렇게 파트가 생긴 지 3주가 훌쩍 지나버렸다.




'이대로는 안 되겠는데?' 싶어 그로부터 일주일 후의

날짜로, 조직장이 된 지로부터는 딱 1개월이 되는 시점에 구성원들에게 1:1 미팅콜을 보내두었다. 우선 그렇게라도 보내놓지 않으면 영영 미루기만 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10월 말에 각 구성원들과 첫 면담시간을 가졌다.


원래도 긴장을 잘하는 타입인 데다 내가 자신이 없으니 더 떨렸다. 구성원들의 업무 목표는 무엇이고,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고, 또 초보 조직장인 나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지 등 어쩌면 당연한 그 대화를 이끄는 게 어찌나 어렵던지. 게다가 기억력도 좋지 않아서 주고받는 얘기들을 적으면서 하려니 중간중간 대화가 끊기거나, 내가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인지 답을 찾지 못해 마가 뜨기도 했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면담이었다. 유튜브에서 1:1 면담 잘하는 법이라도 찾아봤어야 하는데 당시엔 그럴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


조직장은 이런 것조차도 새로이 경험하고 배워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는 교훈적인 시간이었달까. 다음 면담은 또 어떻게 흘러갈지가 벌써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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