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구성원 2024년 연간 성과 평가를 한다고요?
성과 평가라는 건 조직장의 다양한 역할 중 정말 중요하고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 해동안의 구성원 개인이 수행했던 여러 업무, 그를 바탕으로 한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등급화'를 하는 것이 조직장이 구성원을 평가하는 최종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구성원들이 본인의 업무 성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각종 정량 지표와 업무 성과를 글로써 열심히 표현하지만, 결국 결론은 A/B/C 혹은 1, 2, 3과 같이 굉장히 단순화된 수치로 귀결된다. 그리고 단순화된 수치를 매기고 결정짓는 것이 조직장의 역할이다.
문제는 내가 과연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것은 맞는지였다.
나도 한 명의 실무 담당자로서 내 구성원들과 2024년을 꼬박 함께 일을 해왔고, 과제관리자로서 상위 조직장으로부터 넘어오는 모든 업무를 각 담당자들에게 분배하고 스케쥴 관리 역시 맡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면 나는 구성원들을 같은 실무자의 레벨에서 바라봐왔던 것일 뿐, 조직장으로서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물론 함께 일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내가 그들을 내 기준과 잣대로 (마음 속으로) 그들의 능력/역량 수준을 가늠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조직장이 된 지 1.5개월만에 '공식적으로' 평가 등급을 설정해야 한다니.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해봤자 의미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내가 조직장이 된 이상, 나의 의견과 판단이 곧 1차 조직장의 평가 결과가 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구성원들의 2024년 업무를 잘 돌이켜보고, 그에 걸맞은 평가를 주고 최대한 그에 맞는 피드백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잘 준비해야 하는 것이었나를 돌이켜보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나의 주관을 세우는 것이었던 것 같다.
2024년의 성과 평가를 작성하는 시즌이었던 11월 말, 종종 보던 유튜브 <퇴사한이형> 채널에 시즌에 맞게 위와 같은 설문이 올라왔었다. 우선 '보기가 적절한가'를 생각하자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들면서도, 내가 굳이 저 보기 중에서 한 가지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면 결국 3번째가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 비록 나는 줄곧 나쁘지 않은 성과를 받아왔지만, 정말 역량이 있는 사람도 팀의 상황에 따라 좋지 못한 평가를 받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긴 알기 때문이었다.
결국 내 구성원들이 3번 보기처럼 생각하도록 두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그들 스스로 생각하는 성과와 업무역량, 그리고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조직/조직장으로서 기대하는(혹은 기대했던) 성과와 업무역량을 구성원별로 비교하고 평가서와 면담을 통해 상호간 생각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었다. 열심히 하고 잘 한 것은 잘 했고 '고생했다'고, 부족하고 아쉬웠던 점은 '이렇게 개선해서 더 잘 해보자'고.
평가의 특성상 100% '공정하고 객관적'이지는 못하더라도, 나의 기준을 개인별로 달리 적용하지 않는다는 주관으로 했다. 다행히 내가 바라본 업무 역량과 성과에 대해 나의 상위 조직장도 인정해주었고, 구성원들과의 면담에서도 이야기를 잘 나누면서, 첫 평가를 무사히(?)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