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가 엄청 비쌌던 시절
어제 마트에 갔다가 3만 원 이상 오뚜기 상품을 구매하면 5000원 지류 상품권을 준다기에… 인스턴트 카레를 대량 구매했다. 그러다 생각난 3분 카레의 추억.
어릴 적 8년 차이 나는 친형이 중학교에 다닐 때 3분 카레가 엄청 비쌌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새벽밥 먹고 학교 가는 형이 카레를 먹는 걸 바라보면서 미취학 아동이었던 나는 나도 빨리 학교에 들어가서 3분 카레를 먹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기도 했었다.
왜 그랬냐고? ㅎ 그게 말이지… 그 비싼 걸 형만 해 주시면서 엄마가 나에게 미안했는지 매번 하신 말씀.
<호림이도 나중에 학교 들어가면 해줄게>
꼭 울 엄마는 형만 3분 카레를 주고 나는 당신이 만든 양파가 엄청 들어간 카레를 주셨다. 근데 당시에는 엄마표 카레 보단 오뚜기의 인스턴트 카레가 더 고급져 보이고 맛있어 보여서 형이 다 먹고 버린 3분 카레 봉지를 입으로 쭉쭉 빨고 다녔었다.
지금이야 저렴한 가격이라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3분 카레. 오늘 그걸 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41년생 어머니 그리고 67년생인 친형. 이제 우리가 얼마나 더 얼굴 보며 살 수 있을까? 하지만
이 두 사람과 명절을 함께 보낸 것이 언제였던가? 기억도 잘 나지않는다.
뭐… 이렇게 된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큰 건
20년 전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아버지가 하늘에서 이런 상황을 보신다면 얼마나 서운해하실까? 그걸 알면서도 내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난 내 입으로 가족이 그립다 말하지 못하고 있다. 장을 보고 집에 와서 3분 카레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어본다.
근데… 예전 내가 알던 그 맛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