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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Apr 02. 2022

요즘 제일 화나는 공익광고

너네가 아닌 게 도대체 뭐니?

내가 공공 배달앱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가 바로 배달 때문이다. 불과 10년 전. 배달업은 음식만 아주 맛있게 만들면 다 끝나는 줄 알았던 시절.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특히 치킨장사는 배달 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무조건 실패라는 공식이 작용해서 당시 고등학생 라이더나 학교를 그만둔 미성년자 라이더들이 주를 이루었다.


거기다 뭘 잘 모르는 미성년이기에 이들을 고용한 다수의 어른 사장님들은 그들에게 최소한의 보장인 고용보험 같은 기본권도 제공하지 않았고 사고가 나면 나 몰라라 네가 병원비도 책임지고 고장 난 오토바이도 책임지라는 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생각한 것이 공공 배달앱. 그때는 소비자들도 너무 무식했다. 주문한 지 10분 만에 왜 치킨이 안 오나? 라며 닥달하는 게 기본이었으니 우리 배달 라이더 들은 목숨을 건 질주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근데 지금은 어떠냐고? ㅎㅎㅎㅎ나름 최소한의 인권이라도 지켜 주고 싶었던 배달 라이더의 문화였는데 지금은 한건이라도 더 배달하려는 욕심에 죽음의 질주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라디오에서 공익광고 하나를 들었다. 요즘 배달음식 많이 드시죠? 하지만 소비자들의 빠른 배달 요구 때문에 사고가 엄청나니깐 좀 느리게 오셔도 안전하게 오시라. 라는 내용의 공익광고. 욕한 마디 하겠다.


씹할. 진짜 저런 광고 6개월을 하려고 해도 1억은 들어갈 텐데  제대로 알고 광고하면  되냐? 그거  국민 세금인데?


지금은 고객이 빨리빨리가 아니라 그 라이더 분들이 한건이라도 더 하려고 위험한 곡예질주를 하는 거다. 그리고 그분들이 그런 행동을 막으려면 최소한의 생계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거고.


그 라이더 분들도 개인사업자들이라서 죽음의 질주를 해야 유지가 되고 돈도 버는 거다. 제발 이런 어이없는 광고를 할 돈이 있으면 배달 라이더들을 위한 복지나 앱 개발이나 해라. 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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