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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Jul 16. 2022

영화 엘비스(두번째 관람)

당신도 격정적인 사랑을 해본 적이있나요?

현실 앞에서 좌절했던 내 나이 18세에 신해철을 만났다. 내가 예상했던 키보다 더 작아서 첨엔 못 알아봤고 또 그 다크서클 가득한 날카로운 눈빛은 무섭기까지 했다.


당시 20대였던 그는 말하기를 좋아했다. 그 대상이 누구든 그가 입만 열면 사람들은 집중해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 영화 엘비스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엘비스가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그 많은 이야기를 죽은 엘비스를 대신해 감독이 잘 풀어냈구나. 시대의 아이콘이자 열정가 마지막으로 혁명가였던 그의 이야기가 또 신해철을 생각나게 했다.


영화에서 퇴물이 되어가는 엘비스는 팬들에게 잊혀 가는 것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그 말속에는 잊힘에 대한 두려움이 암묵적으로 나타나 있다. 아마 대중에 사랑을 받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 잊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겠지.


우리가 사랑한 연예인들. 그리고 그들은 잊힐 권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은 언젠가 잊힐 것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명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영화 속 엘비스는 정말 열정적인 사랑을 한다. 꼭 음악영화가 아니라 멜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독한 사랑을 나눈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지 간에… 그는 모든 팬들과 아주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아마 영화 엘비스를 만든 제작진도 한때 그와의 지독한 사랑을 잊지 못해 이 영화를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첨으로 돌아가서 한국의 엘비스 신해철. 서태지에게 약간 밀리긴 했지만…그 역시 시대의 아이콘이자 때로는 혁명가로 불렸고 팬과의 사랑을 주저하지 않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가고 있다. 물론 영화 제작 소식이 간간이 들리고는 있었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된 것은 없다. 그래서 더 누군가 용기를 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와의 러브 스토리를 과감하게 커밍아웃해줄 수 있는 사람.


흥행을 떠나 이 도전은 박수받아 마땅하고 시도 자체가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며 70대 할아버지와 20대 손주 간에 엘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미국 문화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라는 말이 만연한 우리나라에서 세대와 시대를 초월해 뮤지션들이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고 공유되는 시대로 나아갈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엘비스 #두번째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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