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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Jul 20. 2022

영화 엘비스

너무 멋진 영화 리뷰를 보고…

누군가가 쓴 너무 멋진, 영화 엘비스의 리뷰를 봤다. 70년대에 태어난 나도 겨우 WWF 미국 레슬링 선수로 그 캐릭터로 나오는 ‘홍키통키 맨’ 정도로 생각했던 엘비스였는데 나보다 10년은 더 여려 보이는 그가 쓴 영화 리뷰를 보며 나는 아니러니 하게도 가수 신해철을 봤다.


웬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ㅎ


사실, 나나 너나 70년대에 태어난 우리는 - 부모가 정해놓은 길을 선생이 가르치는 데로 친구들과 경쟁하며 걸었다- 라는 신해철이 만든 노래가사를 진심으로 느끼며 살았기에 그가 생각난 지도 모르겠다. 안 그려? 첸구들? 거기다 신 씨의 9촌? 이냐? 좌우간 우리는 신해철 보다 조금 늦게 메이저 가요계로 데뷔 한 가수 서태지의 ‘시대유감’의 가사처럼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시간도 그 방법도 없었던 세대란 말이지.


그도 그런 것이 당시에 우리는 부모나 선생의 명을 어긴다면 세상이 다 끝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살정도로 두려움이 많았던 예의 바른 사람들이었기에 우리를 대신해 사회에 퀘스천 마크를 던지던 혁명가 신해철의 등장에 열광, 발광 게다가 환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영화에서 엘비스가 ‘트러블’을 부르면서 미국 사회에 정면으로 저항하는 장면에서… 또 그의 눈빛에서… 엄청난 쾌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신씨 역시 일명 틀딱과 꼰대들이 득세하며 세상을 좌지우지하던 1995년, 밴드 넥스트 콘서트장에서 악법도 법이라면서  ‘동성동본 금혼법’에 대해 일침을 가했던 일화가 있었다. 신씨가 그 자리에서 했던 멋지게 따따부따 했던 말을 좀 적어보자면.


"오늘 이 자리에는 귀한 손님이 몇 분 와 계세요. 동성동본 커플로서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시는 몇 분들을 초대해서, 지금 오셨거든요. 신문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내년에 동성동본 금혼법 규제를 받는 분들을 한시법으로… 잠깐만 이게 중요해요. '한시법'으로 '구제'를 해준대요.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건 도둑질을 했는데 용서해 달라는 게 아니라 우리는 죄지은 게 하나도 없다는 걸 인정해 달라는 겁니다. 누가 누구에게 베푸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그리고 저는 어릴 때 공부는 잘 못 했지만, 법은 분명히 사람을 위해서 있는 거라고 배웠어요. 한시법으로 구제하건 말건 그건 그쪽 사정이고 우리는 죄를 지었으니까 용서해 달라는 게 아니에요. 떳떳하니까 인정하라는 거예요."


이런 말을 세기말에 하고 다녔던 그에 빠져 살던 내가 그 누군가의 영화 엘비스에 대한 혁명적인 영화 리뷰를 읽고 나니 그가 더욱 절실히 생각났고 또 별책

부록으로 태지형까지 떠올랐던 모양이다.


아! 참! 그리고 동성동본 금혼법은 결국 1997년 7월 폐지된다.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 이… 이자나이까. ㅎ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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