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붕괴와 윤리의 종말 - 『어머니 장례식에 가지 않기로 했다』
어머니 장례식에 가지 않기로 했다
― 기억과 사랑, 가족의 경계에서 마주한 진실
『어머니 장례식에 가지 않기로 했다』는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린 회고적 서사입니다. 어머니의 기억이 점점 왜곡되면서,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했던 관계가 서서히 무너지는 경험을 합니다. 형제간의 갈등, 재산과 보호자의 권한 문제 등 현실적 갈등이 겹치며, ‘기억’과 ‘기록’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결국 주인공은 장례식에 가지 않기로 결심하며, 가족과의 관계를 정리합니다. 단순한 가족서사를 넘어, 치매라는 질병이 인간관계와 윤리를 어떻게 뒤흔드는지 묘사하며, 사랑과 책임, 기억과 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소설의 전개
1단계 — 서사 구조 요약 & 감정선 분석 (1~5화 중심) ‘가족의 균열이 시작되는 지점’
• 주요 사건 요약
• 인물 관계도 (어머니–나–형–아내)
• 감정선 흐름: “책임 피로 소외 분노”
2단계 — 핵심 전환부 해설 (6~11화 중심)
‘기억이 무너지고, 관계가 뒤틀리는 시기’
• 어머니의 치매 진단
• “도둑이 된 아들” 장면의 상징
• 가족의 내러티브 붕괴 구조 해석 (기억 vs 기록)
3단계 — 결말과 철학적 메시지 (12~15화 중심)
‘장례식에 가지 않는다는 결심의 의미’
• 장례식 거부의 상징
• 죄책감과 자기 보호의 이중성
• 기억의 끝에서 남는 “감정의 유산”
화 / 챕터 : 주요 내용 요약
1화 프롤로그 – 그날, 가족은 무너졌다
어머니의 치매 확정 판정을 알리려 연락한 형과의 통화에서 폭언이 쏟아지고, 주인공은 충격 속에서 “너, 도대체 어머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라는 말을 듣는다.
2화 효(孝)라는 이름으로, 잃어버린 신혼의 자리
아버지가 암으로 투병하던 시기부터 주인공과 아내가 부모님 댁으로 내려가 간병하며 신혼의 공간과 여유를 포기한 삶을 돌아본다.
3화 늦은 신혼, 사라진 고마움
어머니의 건강 악화와 함께 주인공·아내의 삶이 점점 늘어지는 책임감 속에 갇히는 장면.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도 드러난다.
4화 ~ 5화: 효심과 가족의 균형, 균열 속의 밤
부모에 대한 책임감과 가족 구성원 간 기대의 충돌이 드러난다. 특히 어머니-아들-아내 사이의 감정, 갈등, 상처가 깊어진다.
6화 어머니의 선택은 형이었고, 나를 향한 자리는 없었다
어머니가 형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선택하고, 주인공 쪽은 점점 소외되는 과정. “나”는 어머니의 선택이 자기 쪽이 아닌 형에게 향한다고 느낀다.
7화 그들은 끝내 병원에 오지 않았다
주인공이 뇌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가 있는 동안, 어머니와 형은 병원조차 찾지 않는다. 외면과 홀로 싸우는 주인공의 고독이 극대화됨.
—— 중략 ——
11화 도둑이 된 아들
어머니가 과거 주인공의 삶을 책에 기록해 놓았고,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가 상품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도둑이 들었다”는 어머니의 주장이 치매의 증상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옴.
12화 내가 인생을 잘못 살았어
어머니에게 치매 진단이 내려지고, 그간 쌓여온 후회와 자책이 폭발한다. “병 때문이었다”는 위안과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감정이 병치한다.
14화 어머니에게 쓰지 못한 편지
어머니가 파킨슨병으로 투병하며 돌아가시게 되고, 주인공은 형의 호출에도 장례식장에 나서지 않는다. “그 자리에 설 자신이 없었다”는 고백이 핵심이다.
15화 에필로그 – 기억의 끝에서 남기는 유산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치매 유산, 형제간의 상처, 사랑과 헌신이 기억의 흔적으로 남는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주요 테마 및 해설
이 작품은 단순히 가족 간 갈등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층위의 감정과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주제들과,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한 해설입니다.
1. 기억과 정체성, 망각의 공간
치매는 단지 병리학적 질병이 아니라, 존재의 흔적을 지우는 공간이자 정체성의 위기입니다.
• 어머니가 점차 기억을 잃어가면서, “엄마”라는 존재조차 모호해지는 순간들이 반복됩니다.
• “도둑”이 들었다는 어머니의 주장, 어머니의 기록된 과거 등을 통해, 기억이 조작되고 왜곡되는 순간들이 강조됩니다. 
• 소설은 기억이 존재를 규정한다는 보편적 믿음에 도전합니다.
2. 책임과 자율 사이의 갈등
주인공은 아들로서의 책임, 남편으로서의 책임, 아버지로서의 책임 등 여러 역할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 부모님을 돌보는 과정에서 “신혼의 시간”이 사라지고, 자신의 삶의 균형이 깨지는 모습이 자주 드러납니다. 
• 어머니를 돌보면서 겪는 부담감, 그리고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없는 순간들이 갈등의 중심이 됩니다.
• 장례식에 가지 않겠다는 선택은 책임을 거부하는 듯 보이지만, 어쩌면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계선이기도 합니다.
3. 가족 내 불균형, 소외와 상처
형과 “나”, 어머니와 아들, 아내와 시부모 간의 관계가 끊임없이 재조정됩니다.
• 어머니가 형에게 더 많은 애정을 주는 듯한 태도, 주인공이 느끼는 소외감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모티프입니다. 
• 아내와의 갈등도 중요한 보조 축이며, 주인공의 결정이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 가족이라는 명목 아래서도, 각자는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드러냅니다.
4. 애도와 부재, 마지막 인사의 회피
가장 독특한 선택은 장례식에 가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 사회적으로 “마지막 인사”와 장례는 필수적인 의례로 여겨지지만, 주인공은 그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 그는 “그 자리에 설 자신이 없었다”라고 고백하며, 그 선택이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한 인간의 감정적 경계선임을 보여줍니다. 
• 다만 글 전체는 그 선택이 정당화되거나 미화되지 않고, 고통의 자리로 묘사됩니다.
5. 기억 너머의 흔적 — 사랑과 헌신의 유산
에필로그에서 정리되는 메시지는, 기억이 사라진 뒤에도 감정의 흔적은 남는다는 믿음입니다.
“사람의 기억이란 공들여 쌓은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질 수 있지만, 누군가를 향해 내밀었던 다정한 손길과 묵묵한 헌신은 시간을 넘어 영원히 흔적으로 남는다.” 
• 단순히 기억만이 유산이 아니라, 감정과 태도, 관계가 남기는 잔여가 소설의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 관계와 기억이 흔들릴지라도, 상처와 애정이 남아 있다는 위안으로 작품을 마무리합니다.
인상 깊은 문장 및 비평적 해석
• “그 자리에 설 자신이 없었다.”
마지막 인사를 마주하기 어렵다는 심리적 저항이 응집된 문장입니다.
•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옭아매면서도 한 발짝 다가서면 곧장 상처가 되고”
사랑과 상처가 서로를 조건 없이 규정하는 역설적 관계.
• 소설 도입부의 “너, 도대체 어머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폭발적 갈등의 시작을 알리는 문장으로, 독자는 이 질문의 무게를 따라가게 됩니다.
이 소설은 가족 간의 상처와 기억, 치매라는 병증을 단독 주제로 삼는 동시에,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집니다.
장례식에 가지 않겠다는 선택은 단순한 예의 거절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주인공의 마지막 결단이기도 합니다.
이릉 통해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가족 존재의 의미’가 무엇 인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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