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박살이 난, 그런 2025년
너무 힘든 한 해다.
몸도 마음도 박살이 난, 그런 2025년이었다.
누군가의 위로조차 버겁게 느껴지고,
잠깐의 숨 고름조차 죄스러울 만큼 버거운 날들이 이어졌다.
올해 나는 깨달았다.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만이,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그러자 가족에게 느껴지는 서운함, 상실감, 소외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동안 서로의 아픔을 잘 안다고 믿었지만,
막상 내 슬픔 앞에서는 모두가 등을 돌린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신앙에 의지하며 살아왔다.
기도하면 나아질 거라 믿었고,
믿음은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올해, 신앙심도 결국 ‘사람의 마음’과 같다는 걸 알게 됐다.
믿음도 아픔 앞에서는 흔들리고,
때로는 유리처럼 너무 쉽게 깨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다.
친어머니 대신 마음을 의지했던 장모님이
2025년 10월 28일에 세상을 떠나셨다.
장례를 치르며 당신의 입관식을 나만 두 번이나 치르며, 마지막까지 당신 곁을 지킨 사람으로 남았다.
그래서일까?
그때의 냉기와 고요함, 그리고 허무함이
아직도 내 가슴 한편에 그대로 남아 있다.
지금은 모든 게 버겁다.
이제는 세상에 나 혼자라는 사실만이 나를 감싼다.
이게 진정한 우울증일까.
내일이 오는 게 두렵고,
그저 ‘하루 더 버티는 일’이 목표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병원에 다시 가야 하는 게 정답이겠지.
인생이란, 과연 무엇일까?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사랑하고, 상처받고, 잃어버리고…
결국 남는 건 텅 빈 마음 하나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