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고백한 임성근 셰프, 다시 생각난 개그맨 유세윤
최근 OTT 채널과 유튜브 매체의 발달로 공인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대중은 얼굴이 알려진 이들에게 단순한 유명세를 넘어선 공적 책임을 요구한다. 넷플릭스 예능으로 전성기를 맞은 임성근 셰프의 과거 음주운전 고백이 큰 파장을 일으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에는 사과문 한 장과 짧은 자숙만으로 복귀의 길이 열렸지만, 2026년 현재 대한민국 대중의 잣대는 그 어느 때보다 서슬 퍼렇다.
우리는 아직도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건을 기억한다. 사고 후 도주와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 등으로 대중을 기망했던 김호중 사태는, 유명인의 음주운전 이슈에 대한 피로도와 분노를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이제 대중이 인식하는 음주운전은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살인'이자 '테러'에 가까운 범죄로 인식된다.
때문에 이번 임성근 셰프의 음주운전 고백은 대중에게 '선제적 방어'로 읽힌다. 자필 사과문도 함께 공개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엇갈린다. 일부는 "지금이라도 밝힌 건 의미 있다"라고 평가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왜 대중의 인기가 오른 뒤에야 고백하느냐",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된 전력인데 진정성이 있느냐", "세 번이면 사실상 상습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를 보며 떠오르는 이가 있다. 13년 전, 기행에 가까운 음주운전 자수를 한 개그맨 유세윤이다. 그는 술을 마신 뒤 직접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당시로서는 유례없는 선택으로 보였지만 그는 "양심의 가책"을 이유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긴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그럼에도 대중은 그의 즉각적인 자수조차 "당연한 도리일 뿐"이라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물며 10년 전의 범죄를 이제야 꺼내 든 임성근의 행보에는 더 엄격한 잣대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의 음주운전 고백은 운 좋게 사고를 내지 않았을 뿐, 스스로 잠재적 가해자였음을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숨긴 채 활동하는 것이 더 큰 잘못"이라는 해명 역시, 이미 수년간 숨긴 채 활동해 온 시간 앞에서는 설득력을 잃는다.
임성근 셰프가 진심으로 사죄하고자 한다면, 대중의 용서를 말하기에 앞서 스스로 모든 공적 활동에서 물러나는 것이 먼저다. 고백은 면죄부가 아니다. 그것은 그가 짊어져야 할 사회적 잘못에 대한 책임의 출발선이다.
대중이 보고 싶은 것은 유명인의 '정직한 말'이 아니라, 범죄에 합당한 책임을 지는 뒷모습이다.
부디 임성근 셰프의 고백이 진정한 성찰이기를 바란다. 쏟아지는 수익과 대중의 인기를 지키기 위한 방패막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범죄자의 고백에 박수 쳐줄 만큼 어리숙하지 않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