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여경 Jul 23. 2018

디자인 원칙 1

이번 해커톤을 진행하면서 디자인을 잘하기 위한 두가지 법칙을 다시금 떠올렸다.


1. 다양성 : 반드시 모든 사람이 말한다. 

2. 적절성 : 끝까지 더 나은 대안을 찾는다.


이 법칙은 마치 롤스가 <정의론>에서 제시한 평등과 차등의 두가지 원칙과 유사하다. 평등은 공정한 기회의 다양성을, 차등은 결과의 적절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만 나는 디자인에 있어 '무지의 베일'과 '절차적 정당성'은 전제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이해해야 하며, 절차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종종 디자인 과정이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이때 '디자인 과정'은 그 자체로 결과이기 때문이다. 마치 삶이 과정이자 결과이듯이. 

-

디자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공리주의를 추구하지만 분배의 정의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또한 디자인은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이 사회가 추구하는 '상호무관심성'(개인주의)와도 크게 관련이 없다. 디자인은 상호호혜성에 근거하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내 이익보다 상대의 이익을 우선한다. 디자인 사용자는 디자이너의 고민과 노력, 배려에 무임승차하는 셈이다. 

-

디자인은 공적이다. 그래서 정치와 유사하다. 그러나 디자인이 추구하는 정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물론 귀족정이나 군주정도 아니다. 디자인은 모든 정치체를 전제하며(다양성), 상황에 따라 더 나은 대안을 추구한다(적절성). 그래서 디자인이 정치라면 혼합정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혼합정을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에 끌렸다.

-

최근 야마자키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읽는다. 존경하는 선생님의 추천이라 정좌하고 꼼꼼히 읽는다. 그가 커뮤니티 디자인을 할때 <정의론>을 참고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나도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를 쓸 무렵 그 책을 참고했기에 동질감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낀다. 

-

이 책은 디자인분야의 너무나 유명한 책이다. 그럼에도 과거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은 이유는 저자에 대한 편견때문이다. 커뮤니티를 주장하고 가장 성공적으로 실천한 그이지만 정작 그를 만난 사람은 별로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치계에도 그런분이 있다. 보여주는 모습과 보여지는 모습이 다른. 

-

하지만 독서에 있어 그게 뭐가 중요한가. 독서는 나와의 대화인데 내가 얻을 것이 있으면 그걸로 된거지. 아무튼 내용은 참 좋다. 아니 따뜻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냉면집 인포그래픽 디자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